집단면역 보인다…기업 통 큰 투자로 '실적 질주' 채비

삼성, 초격차 전략 지속
현대차, 전기차 속속 출시
LG, 전장·OLED사업 힘 줘
SK, ESG 경영 속도
게티이미지뱅크
백신 보급 확대로 코로나19 ‘집단면역’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올 하반기부터 경제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기업도 바빠졌다. 주력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신제품 출시로 후발 업체와의 격차를 벌릴 계획이다. 세계적인 트렌드에 맞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내실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14㎚ D램 등 신제품 개발

국내 1위 기업 삼성전자는 예상보다 빨리 집단면역 시대가 올 가능성에 대비해 하반기 경영 전략을 짜고 있다. 소비자의 생활과 소비 패턴이 급변할 수도 있어서다.메모리반도체 사업에선 다른 기업과의 초격차를 더 벌릴 계획이다.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등의 확산 영향으로 산업과 경제 전반에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14㎚(나노미터·1㎚=10억분의 1m) D램, 7세대 V낸드 개발로 첨단 공정에 대한 기술 격차 확대에 주력한다. 데이터 센터와 같은 고성장 시장 선점을 위한 제품 차별화로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는 5㎚ 2세대에 이어 3세대를 양산하고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Gate All Around) 개발로 3㎚ 이하 초미세 공정 기술의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에 17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존 계획에 38조원이 추가된 것이다.

G80, EV6 등 전기차 출시

현대자동차·기아는 ‘다양한 신차 출시’를 통해 친환경차 주도권을 확보한다. 제네시스의 첫 번째 전기차 G80 전동화 모델은 고급 대형 전동화 세단의 새로운 기준이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는 427㎞다. G80 전동화 모델은 사륜구동(AWD) 단일 모델로 운영된다.

기아 최초의 전용 전기차 EV6는 사전 예약을 지난달 조기 마감했다. 지난 3월 말 사전 예약을 시작한 EV6는 40여 일 만에 3만 대를 넘겼다. 올해 생산 목표인 1만3000대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긴 주행 거리가 관심을 받고 있다. 77.4㎾h의 배터리를 장착한 롱 레인지 후륜구동 모델의 인증 주행 거리는 최대 475㎞다. 19인치 타이어를 선택했을 때 기준이다. 롱 레인지 사륜구동 모델의 인증치는 최대 441㎞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차에 대한 관심도 크다. ‘코나N’이 대표적이다. 현대차의 첫 번째 고성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로 2.0L 터보 GDI엔진을 장착했다. 최고 시속 240㎞,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5초 만에 주파 가능하다.

LG는 ‘OLED’ SK는 ‘ESG’

LG는 미래 사업 육성, 글로벌 업체와의 협업 등을 주요 전략으로 삼았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의 합작법인이 오는 7월 출범한다. 합작법인을 통해 자동차 모터와 인버터 등 전기차 파워트레인 관련 사업 점유율을 높이고, 전기차뿐 아니라 자율주행차 등 날로 확대되는 미래차 시장을 주도하는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수년 전부터 전사 차원에서 추진 중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대세화’에도 한 걸음 다가설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속 성장하고 있는 OLED TV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경기 파주와 중국 광저우에서 대형 OLED를 생산하는 ‘투트랙’ 생산체제를 더 강화하기로 했다.

SK그룹의 경영 전략은 ESG로 수렴한다. 사업 구조 전반을 ESG 위주로 바꾸는 중이다.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되면 ESG 바람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SK는 세계 최초로 ‘청록수소’ 양산에 성공한 미국 모놀리스에 지난 3일 투자했다. 청록수소는 메탄이 주성분인 천연가스를 고온의 반응기에 주입해 수소와 고체탄소로 분해한 것이다.SK는 작년 말 그룹 차원의 수소 사업 전담 조직인 ‘수소사업추진단’을 신설했다. SK인천석유화학의 부생수소를 활용해 2023년부터 약 3만t 규모 액화 수소를 생산키로 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