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발상 경영' 현대百 50주년…정지선 "100년 기업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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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 15일 창립 50주년 맞아 [이슈+]"현대백화점그룹이 반세기 동안 축적한 힘과 지혜를 바탕으로 100년 그 이상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역사를 함께 만들어 나갑시다"
유통 넘어 연매출 20조 종합생활문화기업 성장
정지선 회장 "100년 기업으로 도약"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사진)은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14일 기념사를 통해 "그룹의 50년 역사를 한 줄로 압축한다면 과감하고 열정적인 도전의 연속"이라며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이달 15일로 창립 50주년을 맞는 현대백화점그룹은 역발상 경영과 공격 경영의 모범사례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꾸준한 성장한 결과, 1971년 설립 첫 해 매출 8500만원이던 금강개발산업은 연매출 20조원의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 변신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 초 발표한 ‘비전 2030’을 지렛대 삼아 ‘지속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고, 사회와 선순환하며 공동의 이익과 가치를 창출하는 데 매진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슈퍼마켓으로 유통 첫발…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
현대백화점의 출발은 화려하지 않았다. 창립 초기 현대백화점은 현대그룹 임직원의 복지와 단체급식 등을 주로 담당했다. 유통업계에 첫발을 디딘 것은 1975년 서울 압구정동에 현대건설이 세운 대규모 아파트 단지 상가 내 슈퍼마켓 운영권을 맡으면서다.1985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을 열며 유통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후발주자였던 현대백화점은 백화점이 물건만 파는 곳이 아니라, 생활문화를 제안하는 곳이란 '문화 백화점 전략'으로 발상의 전환에 나섰다. 매장 안에 문화센터와 갤러리, 공연장 등을 선보여 입지를 넓힌 것이다. 특히 1990년 후반 IMF 외환위기로 국내 백화점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며 구조조정이 한창 이뤄지던 시기 되레 백화점 사업 확장에 강한 드라이브를 건다. 신규 점포 출점과 인수·합병(M&A)이란 역발상 경영을 펼쳐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사업 확장에 탄력이 붙자 2000년에는 사명을 현대백화점으로 바꿨다. 2001년에는 TV 홈쇼핑 사업권을 획득하며 사업다각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후 대형 인수·합병(M&A)을 줄줄이 성사시키며 본격적인 영역 확장을 이뤄냈다. 2010년 유통을 넘어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 재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담은 ‘비전 2020’을 발표한 후 대규모 투자와 10여 건의 대형 M&A를 진행한 결과다.대표적으로 2012년 국내 여성복 1위 기업 ‘한섬’과 가구업체 ‘리바트(현 현대리바트)’를 차례로 인수하며 패션과 리빙·인테리어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 2015년 렌탈 전문기업 ‘현대렌탈케어’를 독자 설립한 데 이어, 2016년에는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하며 면세점 시장에도 진출했다. 이를 바탕으로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를 3대 축으로 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이후에도 지난해에는 천연 화장품 원료 1위 업체인 ‘SK바이오랜드(현 현대바이오랜드)’를 인수하며 뷰티·헬스케어 사업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 1월에는 복지서비스 전문기업 ‘이지웰(현 현대이지웰)’을 인수, 선택적 복지사업에도 뛰어들었다.
50년간 매출도 수직성장했다. 창립 첫 해 8400만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그룹 매출은 20조원으로 뛰었다. 재계 순위(자산 기준)는 21위다.
2030년까지 매출 40조…ESG 경영도 강화
현대백화점은 10년 후 매출 40조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를 올해 초 발표했다. ‘비전 2030’을 통해 양적 성장 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역량을 강화해 ‘미래 세대에 신뢰와 희망을 주는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현대백화점그룹은 향후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기존 사회(S)·환경(E) 분야 위주의 사회적 가치 창출 노력을 ‘ESG 경영’으로 확대·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ESG 경영 강화를 위해 이사회 산하에 ‘ESG 경영위원회’를 설치했다. 사내에 대표이사 직속의 ESG 전담 조직인 ESG 추진 협의체도 신설했다.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사회적 가치에 대한 재투자를 확대해 지속 성장이 가능한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미래 세대에는 희망을 제시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