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인수전, '가격 우위' 신세계로 기우나 [마켓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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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업계 지각변동을 불러올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막바지에 다달았다. 현재까지 신세계가 롯데그룹에 가격 요소에서 한 발 앞서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매각 측인 이베이와 매각자문사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는 본입찰에 참여한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의 제안을 두고 최종 검토 중이다. 이베이 본사는 오는 15일 이사회를 앞두고 있지만, 이사회 일정과 관계없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까지 협상을 이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신세계 측과 롯데 측이 제안한 가격 격차는 최대 1조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세계 측이 4조원 안팎의 가격을 제시한 반면 롯데 측은 3조원대 초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본입찰 이후 주식매매계약(SPA) 체결까지 매각 측은 경매호가(프로그레시브) 입찰방식을 통해 매각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롯데 측이 이미 본입찰에서 기대 이하의 낮은 가격을 적어 내면서 경쟁을 유발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전평도 나온다.
신세계그룹이 이번 인수전 최종 승자로 낙점될 경우 거래액 기준 24조원(이베이코리아 20조원, 쓱닷컴 4조원) 이커머스 2위업체로 올라서게 될 전망이다. 이번 인수 주체는 이마트다. 본입찰 직전부터 네이버를 컨소시엄에 합류시켜 인수 이후 시너지도 극대화했다. 양 측은 쓱닷컴과 별개로 이베이코리아를 공동운영하면서 커머스 분야 해외 진출 등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도 기존 3% 수준(쓱닷컴)에서 15%로 한 층 뛰어오르게 된다. 쿠팡(점유율 13%)을 제치고 네이버(점유율 18%)와 2강 체제를 구축하는 셈이다.
신세계 내부에선 이번 인수로 '규모의 경제'를 구축한 후 이를 기반으로 물류·배송 등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정 정도 매출처를 확보한 후 투자 고정비를 줄여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쓱닷컴 운영을 통해 쌓은 풀필먼트 분야 노하우를 그룹 전체로 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다. 또 기존 이마트의 구매력을 기반으로 이베이코리아 내 직매입 비중을 끌어올린다는 계획도 세워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재고 관리 자동화, 합배송, 신선도 관리 등 유통분야 풀필먼트 서비스는 기존 택배 등 물류 강자들이 잘하는 영역과 다소 다른 부분이 많다"라며 "오히려 신세계가 쓱닷컴에서 쌓은 물류 자동화 노하우를 이베이코리아에 접목시켜 빠르게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제(페이) 분야에서 시너지도 분명하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본입찰 직후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엔 네이버, G마켓, 옥션,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쓱닷컴을 모두 아우르는 통합 멤버십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청사진을 밝히기도 했다.
마지막 변수는 두 가지다. 우선 이베이 본사의 매각 철회 가능성이다. 매각 측은 5조원 이상의 가격을 희망했던만큼 눈높이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롯데 측이 마지막 '베팅'에 나설 가능성도 여전히 살아있다는 평가다. 롯데 측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자금여력이 신세계보다 적지 않다"며 "마음을 먹으면 뒤집지 못할 이유도 없는데, 질러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를 두고 고심이 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이 기사는 06월14일(16:0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매각 측인 이베이와 매각자문사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는 본입찰에 참여한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의 제안을 두고 최종 검토 중이다. 이베이 본사는 오는 15일 이사회를 앞두고 있지만, 이사회 일정과 관계없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까지 협상을 이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신세계 측과 롯데 측이 제안한 가격 격차는 최대 1조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세계 측이 4조원 안팎의 가격을 제시한 반면 롯데 측은 3조원대 초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본입찰 이후 주식매매계약(SPA) 체결까지 매각 측은 경매호가(프로그레시브) 입찰방식을 통해 매각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롯데 측이 이미 본입찰에서 기대 이하의 낮은 가격을 적어 내면서 경쟁을 유발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전평도 나온다.
신세계그룹이 이번 인수전 최종 승자로 낙점될 경우 거래액 기준 24조원(이베이코리아 20조원, 쓱닷컴 4조원) 이커머스 2위업체로 올라서게 될 전망이다. 이번 인수 주체는 이마트다. 본입찰 직전부터 네이버를 컨소시엄에 합류시켜 인수 이후 시너지도 극대화했다. 양 측은 쓱닷컴과 별개로 이베이코리아를 공동운영하면서 커머스 분야 해외 진출 등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도 기존 3% 수준(쓱닷컴)에서 15%로 한 층 뛰어오르게 된다. 쿠팡(점유율 13%)을 제치고 네이버(점유율 18%)와 2강 체제를 구축하는 셈이다.
신세계 내부에선 이번 인수로 '규모의 경제'를 구축한 후 이를 기반으로 물류·배송 등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정 정도 매출처를 확보한 후 투자 고정비를 줄여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쓱닷컴 운영을 통해 쌓은 풀필먼트 분야 노하우를 그룹 전체로 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다. 또 기존 이마트의 구매력을 기반으로 이베이코리아 내 직매입 비중을 끌어올린다는 계획도 세워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재고 관리 자동화, 합배송, 신선도 관리 등 유통분야 풀필먼트 서비스는 기존 택배 등 물류 강자들이 잘하는 영역과 다소 다른 부분이 많다"라며 "오히려 신세계가 쓱닷컴에서 쌓은 물류 자동화 노하우를 이베이코리아에 접목시켜 빠르게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제(페이) 분야에서 시너지도 분명하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본입찰 직후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엔 네이버, G마켓, 옥션,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쓱닷컴을 모두 아우르는 통합 멤버십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청사진을 밝히기도 했다.
마지막 변수는 두 가지다. 우선 이베이 본사의 매각 철회 가능성이다. 매각 측은 5조원 이상의 가격을 희망했던만큼 눈높이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롯데 측이 마지막 '베팅'에 나설 가능성도 여전히 살아있다는 평가다. 롯데 측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자금여력이 신세계보다 적지 않다"며 "마음을 먹으면 뒤집지 못할 이유도 없는데, 질러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를 두고 고심이 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이 기사는 06월14일(16:0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