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법정으로 간 세계 최고가 그림…다빈치 '살바토르 문디'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1958년 소더비 경매에서 16세기 예수의 초상화 한 점이 45파운드(약 7만원)에 팔렸다. 그림은 중세의 평범한 성화(聖畵) 중 하나로 보였다. 2005년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미술 거래상 두 명이 그림을 1만달러에 사들이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진품’이라는 감정 결과가 나온 것. 다빈치의 그림으로 알려진 ‘살바토르 문디’(구세주) 이야기다.

이 작품은 2017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4억5000만달러(약 5027억원)에 낙찰되며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에 등극했다. 하지만 4년 뒤인 지금도 그림을 둘러싼 진위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미국 CNN은 최근 “그림의 진위를 놓고 직전 소유주인 러시아의 한 올리가르히(신흥 재벌)가 작품을 넘긴 미술상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6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림이 가짜라는 전문가들은 “다빈치의 그림 실력이 반영되지 않은 평범한 작품”이라고 주장한다.천문학적인 그림값이 책정된 데는 작품에 ‘남자 모나리자’라는 별명을 붙이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크리스티의 힘이 컸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소송전을 계기로 미술계에서 ‘미술품의 적정 가격’에 대한 논쟁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