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시달려" 유서 7장…입사 50일 만에 여직원 극단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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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일삼고, 욕설 등 막말"경북 포항의 모 건설회사에 입사한 40대 여성이 입사 한달 보름만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는 7장 분량의 유서에 부당한 업무 지시와 폭언, 성희롱을 견디기 힘들었다고 적었다.
건설회사, 가해자 지목 2명 해고
14일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포항지부에 따르면 A씨(48·여)는 지난 4월26일 모 건설사에 화재감시원으로 입사한 이후 성추행과 괴롭힘에 시달리다 지난 10일 자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화재감시원은 건설현장에서 인화물질을 관리하고 용접작업 중 튀는 불똥 등을 감시하는 업무를 수행하지만 현장에서는 다른 일을 하라는 지시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남긴 7장의 유서에는 "직장 간부들이 성추행을 일삼고, 욕설 등 막말로 인해 수치심을 느꼈다. 여자 몸으로 들기 어려운 무게의 쇠파이프를 옮기라는 작업지시를 내리는가 하면 직무와 상관없는 일을 자주 시켜 감당하기 힘들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A씨는 일을 시작한 지 50일이 채 되기도 전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건설회사는 그의 유서 속 실명으로 지목된 2명의 가해자를 즉각 해고했다. 경찰은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쳤고, 조만간 이들을 다시 불러 성희롱과 부당한 업무지시에 대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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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