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입당 굳혔나?…호남민심 노크도 주목

李 "8월이 마지노선" 尹측 "늦지 않은 시간에 선택할 것"
DJ도서관 찾은 尹 "국민 화합" 강조…민심경청 투어도 검토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입당 결심을 굳혔다는 관측이 15일 나온다. 국민의힘 입당에 대한 요구가 많다며 "늦지 않은 시간에 선택할 것이라고 본다"는 언급이 윤 전 총장측으로부터 나오면서다.

'대선버스 정시 출발론'을 내세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입당 시기를 두고 최근 미묘한 신경전이 계속됐던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히 진전된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 전 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은 이 대표가 고수해온 '8월 경선 시작' 일정에 관해 "윤 전 총장도 그런 캘린더를 염두에 두고서 국민의 여론을 보고 있다"며 "시간표가 상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도 라디오에서 "(당 밖에 있던 주자가) 막판에 '뿅'하고 나타난다고 당원들이 지지해줄 것도 아니다"라면서 "8월 정도가 마지노선"이라고 거듭 압박했다.

이 대표 취임 직후 윤 전 총장과 사이에 나름의 핫라인이 구축되면서 윤 전 총장의 합류를 두고 물밑 협상이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아직 양측이 긴장의 끈을 완전히 내려놓은 모습은 아니다. 이 대변인은 "(윤석열 현상이) 단순히 반사체 효과일 뿐이라는 이야기도 있다"고 운을 뗀 뒤 '이준석 현상'에 대해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중심 정치 세력의 위선과 무능에 대한 국민의 염증이 반영됐다고 본다.

국민의힘도 같이 해당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전날 윤 전 총장의 높은 지지도를 현 정권 실정의 '반사체'에 비유한 것을 받아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대선은 저항의 이미지 말고 국정운영에 대해서도 답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이어 "이런 것들은 특정한 학습으로 진행된다"며 "늦을수록 국민이 오해할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밀당' 상황과 별개로, 윤 전 총장의 보폭은 점차 넓어지는 모양새다.

앞서 사실상 대권주자로서 첫 메시지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입장을 피력한 데 이어, 이번에는 '김대중(DJ) 정신'을 품고 나섰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1일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을 방문, 옛 문광부 장관을 지낸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상임이사와 함께 4시간가량 이 곳에 머물렀다.

이번 방문은 윤 전 총장의 요청으로 성사됐다고 한다.

그는 방명록에 "김대중 대통령님의 성찰과 가르침을 깊이 새기겠다"고 적었다.
범야권 주자인 윤 전 총장이 여권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 민심'을 집중 공략하고 나선 것은 향후 특정 이념이나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자신의 활동 영역에 제한을 두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담아낸 것으로도 풀이된다.

중도층 흡수 공략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이 본격적인 정치 행보의 신호탄으로 민심경청 투어 등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보수의 텃밭'인 대구 또는 '여권의 심장부'인 광주 등 상징성이 큰 행선지를 언제 찾을지도 관심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