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교착된 한반도 상황의 '게임체인저'로 삼아야"

6·15 21주년 학술회의…국립외교원장 "한미일 군사협력, 냉전 부활 가속화"

남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교착상태에 빠진 한반도 상황의 '게임체인저'로 삼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전우택 연세대 의대 교수는 15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21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 - 새로운 국제환경과 코로나 팬데믹 시대 한반도 평화' 발제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전 교수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인 위협이 된 상황에서 "비핵화가 먼저냐, 경제 제재 해제가 먼저냐는 논란은 그 빛이 바랜다"며 "코로나19와 같은 더 본질적이고 시급한 문제가 발생하면 논란은 잠시 멈추고 문제의 공동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것이 더 적절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남과 북은 서로에게 가장 큰 적이 아니라 제3과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는 데 있어 가장 인접돼 있고 중요한 파트너로 서로를 삼아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사안과 달리 코로나는 이른바 '발등에 떨어진 불'이자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남북 간에 깊은 신뢰가 없더라도 즉각 논의할 여지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해소된 이후에도 남북이 인수공통전염병이나 다제내성 결핵 퇴치, 홍수 대비를 위한 숲 만들기 등 공동의 현안으로 삼을 주제는 많다며 "이러한 노력에 나서는 것을 '한반도 건강공동체' 구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이날 별도 세션에서 한국이 남북 평화공존을 통해 미중 갈등을 체제를 완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미국이 구축하려는 한미일 군사협력, 특히 지역 미사일 방어체제 합류는 냉전 부활을 가속화할 뿐"이라며 "한국은 남북관계를 개선함으로써 동북아 단층선의 심화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의 양자택일보다는 '제3의 지대'를 구축해야 한다며 "각자도생하고 싶어도 방법과 능력이 없는 사각지대의 국가들을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학술회의는 김대중평화센터,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김대중기념사업회,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이 공동 주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