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기구 "북한, 식량 86만t 부족…8∼10월에 어려움 예상"

작년 쌀 생산량 211만t, 5년 평균 대비 10%↓…수해에 수확량 타격

북한의 주요 농경지가 지난해 수해로 타격을 입으면서 올해 식량이 약 86만t 부족해질 것이라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추산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FAO의 '북한 2020/21 식량 공급과 수요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2020/21 영농연도(2020년 11월∼2021년 10월) 식량 생산량 추산치는 총 556만1천t으로, 최근 5년 평균치인 561만2천t을 조금 밑돌았다.

이는 2020년 추수기 수확량과 2021년 봄걷이 작물 수확량을 합친 것이다.

이 가운데 주식에 해당하는 쌀 수확량이 벼 기준으로 211만3천t이었고, 옥수수가 221만4천t, 감자가 37만7천t, 콩 23만t(곡물 환산 시 27만6천t), 기타 곡물이 16만1천t으로 추산된다. 이외에도 겨울과 봄 사이에 재배하는 밀과 보리, 감자 수확량이 46만6천t으로 예상된다.

벼 도정(도정율 66%)을 거치면 139만5천t으로 줄어, 북한이 가용할 수 있는 식량은 총 488만9천t 수준이다.

이는 북한의 1년 치 식량 소비량인 454만1천t을 웃도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106만3천t이 부족할 전망이다. 17만5천t은 사료, 21만3천t은 종자 용도로 빼놔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당초 계획한 식량 수입량이 20만5천t인 것을 고려하면 85만8천t이 부족할 것이라고 FAO는 설명했다.

이는 북한의 2.3달 치 식량에 해당한다. FAO는 "(식량 생산과 소비) 간극이 수입이나 식량 원조로 적절하게 해소되지 않으면 북한 가정이 2021년 8월부터 10월 사이에 혹독한 어려운 시기(lean period)를 겪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의 식량난은 고질적인 문제지만 지난해에는 특히 폭우·태풍과 같은 자연재해가 수확량 감소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쌀 생산량 추산치는 211만3천t으로, 최근 5년 평균인 235만1천400t과 비교하면 10% 감소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지난해 8월 장마로 홍수를 겪은 황해남도의 생산량이 50만4천600t에 그쳐 5년 평균 대비 18% 감소했다.

태풍의 직격탄을 맞았던 강원도는 쌀 생산량이 4만2천800t으로 5년 평균치보다 42% 적었다. FAO는 "평안남도와 황해도, 함경도 등 북한 쌀 생산의 60%를 담당하는 지역에서 쌀 수확량이 전년 대비 25∼45%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