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어때] 짙푸른 편백 숲에서 '꿀잠'…부산·경남 웰니스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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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교정·힐링 체험, 팬데믹 이후 '인기몰이'
팬데믹으로 인해 다시 웰니스(wellness)가 주목받는 시대가 됐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개별 관광 시설들도 일제히 웰니스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고, 한국관광공사도 전국에서 51개 웰니스 여행지를 선정했다.
이 중 경남과 부산 지역의 웰니스 여행지 3곳을 방문해 프로그램을 체험해 봤다. ◇ '바른 몸 교정' 가능한 거제 벨버디어 리조트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경남 거제시에 있는 벨버디어 리조트다. '프리미엄 해양리조트'를 표방하는 벨버디어는 힐링 요가와 바디 밸런스 등 자칫 잃어버리기 쉬운 몸의 균형을 되찾게 하는 프로그램이 장점인 곳이다.
먼저 21층의 마인드풀 스튜디오에서 '인사이트 아로마 명상 & 요가 클래스'에 참가했다.
이날은 땀을 뻘뻘 흘리는 식의 요가가 아니라 가슴 심폐 활동에 도움이 되는 근육을 자극하는 요가였다. '요가 링'이란 기구를 바닥에 놓고 그 위에 등을 대고 누우니 가슴이 활짝 열리는 느낌이다.
평소에는 잘 쓰지 않는 근육들이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음으로 타로카드와 비슷한 '인사이트 아로마 카드'를 뽑아 본인의 심리 상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자신이 선택한 아로마 카드 그림을 본 첫인상에 관해 이야기하면 강사가 카드를 선택한 사람의 성향에 관해 설명해줬다.
대체로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 참여자들이 놀라워했다.
다음은 '바른 몸 교정운동'을 할 시간이다.
4층 피트니스클럽으로 이동했는데 보통의 헬스클럽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들었다.
이곳에서 '바디 밸런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레이저 빔으로 신체가 얼마나 균형 잡혀 있는지를 점검했다.
필자의 경우 정면을 측정하니 '해부학적 중력 중심선'이 가운데에 있어 균형 잡힌 모습이었으나 옆면을 측정해보니 허리 굴곡이 자연스럽지 않고 일직선으로 내려왔다.
대부분 디스크를 겪는 사람들의 허리 모양이 일직선에 가깝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이날 함께 바디 밸런스를 점검한 한 20대 여성은 좌우 비대칭이 너무 심해 모니터에 빨간불까지 들어와 있었다.
바른 자세로 걷기 운동 등을 하며 근육 강화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이후에는 몸자세를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운동을 체험했다.
저 멀리 거가대교가 보이는 벨버디어는 특히 주변 환경이 아름다웠다.
오목하게 들어간 만 가운데 자리 잡은 벨비디어에서 가장 특징적인 곳은 루프톱의 인피니티 풀이었다.
때마침 해가 지는 저녁이었다.
인피니티 풀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수영장과 바다가 어우러진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 편백향 가득한 나폴리농원 남해안에서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통영시의 산양읍에는 편백림 치유 프로그램이 접목된 나폴리 농원이 있다.
지난해 정부 인증 웰니스 관광지로 신규 지정된 이곳은 피톤치드 가득한 편백숲을 걷는 힐링 맨발 치유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곳이다.
그 밖에도 피톤치드 족욕, 피부관리 등 18가지 숲 요법 체험이 있다.
5천 평가량의 숲 곳곳에 마련된 휴식 공간은 '멍 때리기'도 좋았고, 눈치 좀 보다 낮잠을 자도 누가 뭐라 하지 않을 만큼 편안한 공간이었다.
접수대 겸 카페 앞에서는 방역 현장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연무 소독기로 입장객 몸 곳곳에 피톤치드를 뿌려준다.
신선한 피톤치드 냄새 덕분에 하마터면 마스크를 벗을 뻔했다.
카페에서는 안내 영상을 관람하면서 편백 차 한잔을 하게 된다.
다음으로 편백 숲을 맨발로 걸으면 된다.
맨흙 바닥이 아니라 톱밥에 자연 발효된 '찌모겐'이라는 효소를 깔아놨다.
발바닥을 통해 효소가 흡수돼 면역력이 높아진다고 한다. 이곳의 편백은 피톤치드 발생이 가장 왕성한 13∼25살 정도의 나이다.
이글루를 연상케 하는 투명 특수비닐 안으로 들어가 각종 살균요법을 받는 미세먼지 치유코너도 있다.
순환계와 호흡계 치료가 동시에 된다고 한다.
피라미드의 기를 받을 수 있는 곳 등 다양한 주제의 장소들을 거치고 돌아오니 족욕을 할 시간이다.
족욕할 때는 편백에서 추출한 피톤치드 액을 첨가한다.
발에 시원한 느낌이 들면서 스트레스가 풀리는 듯했다.
피톤치드 증류수, 편백 기름 등 다양한 제품이 눈에 띈다.
편백 기름의 진한 향기가 마음에 들어 작은 것 한 병을 사서 돌아왔다.
◇ 부산 아난티코브의 '닥터 아난티' 관광과 의료 서비스가 결합한 의료관광이 국내에 선보이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10여년 전 당시 지식경제부의 광역경제권 선도사업의 하나로 제주도에 국내 첫 메디컬 리조트인 WE호텔이 들어선 것이 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의료 관광은 편안한 객실에 머물며 고급 의료 서비스를 받고 주변을 관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주요 대상이었지만, 팬데믹 영향으로 국내 여행자들이 의료관광의 혜택을 보고 있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의료관광지 가운데 한 곳이 부산시 기장군에 있는 아난티코브 리조트다.
이곳에는 닥터 아난티라는 의료관광 프로그램이 있다.
부산 기장군에는 1㎞가 넘는 해안가를 따라 아난티 펜트하우스와 힐튼 부산 등 다양한 브랜드 호텔과 리조트가 들어서 있다.
큰 규모의 아난티코브 리조트 중 한 건물에서 닥터 아난티가 운영되고 있다.
닥터 아난티는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상근하면서 여러 가지 웰니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고압산소 치료와 피부 면역 케어, VECELL 정맥주사 등 3가지다.
VECELL 정맥주사는 환자의 팔에 직접 영양분을 주사한다고 해 한번 체험해 보기로 했다. 정맥주사는 신체 노화로 기능이 손상된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회복시키고 활성산소를 줄여 활력과 면역력을 높인다고 한다.
호텔 안내대 같은 접수처를 지나니 호텔 객실 같은 방들이 잇달아 보였다.
방 안으로 들어가니 침대가 놓여 있다.
옷을 갈아입고 누웠더니 간호사가 들어와 주사를 놓는다.
병원에서 수액을 맞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날 맞은 정맥주사에는 마늘 성분도 들어가 있다고 했다.
1시간가량 주사를 맞는 동안 선잠이 들었는데 간호사가 깨워서 일어났다.
함께 온 다른 사람들은 고압 산소 체임버와 피부 면역 케어 서비스를 각각 받았다고 했다.
건물 밖으로 나오니 길게 뻗은 호텔 단지 왼쪽으로 탁 트인 해안 산책길이 눈에 들어온다.
살짝 나른해진 몸을 이끌고 파도 치는 바다와 수평선에 시선을 고정한 채 천천히 걸었다.
평일임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반려견을 데리고 나온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어느새 코로나19는 잊었다.
한결 가뿐해진 몸과 마음엔 여유로움이 가득했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1년 6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
팬데믹으로 인해 다시 웰니스(wellness)가 주목받는 시대가 됐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개별 관광 시설들도 일제히 웰니스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고, 한국관광공사도 전국에서 51개 웰니스 여행지를 선정했다.
이 중 경남과 부산 지역의 웰니스 여행지 3곳을 방문해 프로그램을 체험해 봤다. ◇ '바른 몸 교정' 가능한 거제 벨버디어 리조트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경남 거제시에 있는 벨버디어 리조트다. '프리미엄 해양리조트'를 표방하는 벨버디어는 힐링 요가와 바디 밸런스 등 자칫 잃어버리기 쉬운 몸의 균형을 되찾게 하는 프로그램이 장점인 곳이다.
먼저 21층의 마인드풀 스튜디오에서 '인사이트 아로마 명상 & 요가 클래스'에 참가했다.
이날은 땀을 뻘뻘 흘리는 식의 요가가 아니라 가슴 심폐 활동에 도움이 되는 근육을 자극하는 요가였다. '요가 링'이란 기구를 바닥에 놓고 그 위에 등을 대고 누우니 가슴이 활짝 열리는 느낌이다.
평소에는 잘 쓰지 않는 근육들이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음으로 타로카드와 비슷한 '인사이트 아로마 카드'를 뽑아 본인의 심리 상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자신이 선택한 아로마 카드 그림을 본 첫인상에 관해 이야기하면 강사가 카드를 선택한 사람의 성향에 관해 설명해줬다.
대체로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 참여자들이 놀라워했다.
다음은 '바른 몸 교정운동'을 할 시간이다.
4층 피트니스클럽으로 이동했는데 보통의 헬스클럽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들었다.
이곳에서 '바디 밸런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레이저 빔으로 신체가 얼마나 균형 잡혀 있는지를 점검했다.
필자의 경우 정면을 측정하니 '해부학적 중력 중심선'이 가운데에 있어 균형 잡힌 모습이었으나 옆면을 측정해보니 허리 굴곡이 자연스럽지 않고 일직선으로 내려왔다.
대부분 디스크를 겪는 사람들의 허리 모양이 일직선에 가깝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이날 함께 바디 밸런스를 점검한 한 20대 여성은 좌우 비대칭이 너무 심해 모니터에 빨간불까지 들어와 있었다.
바른 자세로 걷기 운동 등을 하며 근육 강화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이후에는 몸자세를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운동을 체험했다.
저 멀리 거가대교가 보이는 벨버디어는 특히 주변 환경이 아름다웠다.
오목하게 들어간 만 가운데 자리 잡은 벨비디어에서 가장 특징적인 곳은 루프톱의 인피니티 풀이었다.
때마침 해가 지는 저녁이었다.
인피니티 풀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수영장과 바다가 어우러진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 편백향 가득한 나폴리농원 남해안에서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통영시의 산양읍에는 편백림 치유 프로그램이 접목된 나폴리 농원이 있다.
지난해 정부 인증 웰니스 관광지로 신규 지정된 이곳은 피톤치드 가득한 편백숲을 걷는 힐링 맨발 치유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곳이다.
그 밖에도 피톤치드 족욕, 피부관리 등 18가지 숲 요법 체험이 있다.
5천 평가량의 숲 곳곳에 마련된 휴식 공간은 '멍 때리기'도 좋았고, 눈치 좀 보다 낮잠을 자도 누가 뭐라 하지 않을 만큼 편안한 공간이었다.
접수대 겸 카페 앞에서는 방역 현장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연무 소독기로 입장객 몸 곳곳에 피톤치드를 뿌려준다.
신선한 피톤치드 냄새 덕분에 하마터면 마스크를 벗을 뻔했다.
카페에서는 안내 영상을 관람하면서 편백 차 한잔을 하게 된다.
다음으로 편백 숲을 맨발로 걸으면 된다.
맨흙 바닥이 아니라 톱밥에 자연 발효된 '찌모겐'이라는 효소를 깔아놨다.
발바닥을 통해 효소가 흡수돼 면역력이 높아진다고 한다. 이곳의 편백은 피톤치드 발생이 가장 왕성한 13∼25살 정도의 나이다.
이글루를 연상케 하는 투명 특수비닐 안으로 들어가 각종 살균요법을 받는 미세먼지 치유코너도 있다.
순환계와 호흡계 치료가 동시에 된다고 한다.
피라미드의 기를 받을 수 있는 곳 등 다양한 주제의 장소들을 거치고 돌아오니 족욕을 할 시간이다.
족욕할 때는 편백에서 추출한 피톤치드 액을 첨가한다.
발에 시원한 느낌이 들면서 스트레스가 풀리는 듯했다.
피톤치드 증류수, 편백 기름 등 다양한 제품이 눈에 띈다.
편백 기름의 진한 향기가 마음에 들어 작은 것 한 병을 사서 돌아왔다.
◇ 부산 아난티코브의 '닥터 아난티' 관광과 의료 서비스가 결합한 의료관광이 국내에 선보이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10여년 전 당시 지식경제부의 광역경제권 선도사업의 하나로 제주도에 국내 첫 메디컬 리조트인 WE호텔이 들어선 것이 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의료 관광은 편안한 객실에 머물며 고급 의료 서비스를 받고 주변을 관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주요 대상이었지만, 팬데믹 영향으로 국내 여행자들이 의료관광의 혜택을 보고 있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의료관광지 가운데 한 곳이 부산시 기장군에 있는 아난티코브 리조트다.
이곳에는 닥터 아난티라는 의료관광 프로그램이 있다.
부산 기장군에는 1㎞가 넘는 해안가를 따라 아난티 펜트하우스와 힐튼 부산 등 다양한 브랜드 호텔과 리조트가 들어서 있다.
큰 규모의 아난티코브 리조트 중 한 건물에서 닥터 아난티가 운영되고 있다.
닥터 아난티는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상근하면서 여러 가지 웰니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고압산소 치료와 피부 면역 케어, VECELL 정맥주사 등 3가지다.
VECELL 정맥주사는 환자의 팔에 직접 영양분을 주사한다고 해 한번 체험해 보기로 했다. 정맥주사는 신체 노화로 기능이 손상된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회복시키고 활성산소를 줄여 활력과 면역력을 높인다고 한다.
호텔 안내대 같은 접수처를 지나니 호텔 객실 같은 방들이 잇달아 보였다.
방 안으로 들어가니 침대가 놓여 있다.
옷을 갈아입고 누웠더니 간호사가 들어와 주사를 놓는다.
병원에서 수액을 맞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날 맞은 정맥주사에는 마늘 성분도 들어가 있다고 했다.
1시간가량 주사를 맞는 동안 선잠이 들었는데 간호사가 깨워서 일어났다.
함께 온 다른 사람들은 고압 산소 체임버와 피부 면역 케어 서비스를 각각 받았다고 했다.
건물 밖으로 나오니 길게 뻗은 호텔 단지 왼쪽으로 탁 트인 해안 산책길이 눈에 들어온다.
살짝 나른해진 몸을 이끌고 파도 치는 바다와 수평선에 시선을 고정한 채 천천히 걸었다.
평일임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반려견을 데리고 나온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어느새 코로나19는 잊었다.
한결 가뿐해진 몸과 마음엔 여유로움이 가득했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1년 6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