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체인지업이 수상하다…양키스전이 남긴 최대 숙제

올 시즌 체인지업 피안타율, 예년보다 1할 이상 폭등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주무기는 체인지업이다. 한국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소속 시절, 대선배 구대성으로부터 전수 한 뒤 지금까지도 '제 1구종'으로 활용하고 있다.

류현진은 우타자 기준 바깥쪽에서 횡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앞세워 KBO리그를 평정하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최정상급 투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보통 좌완투수는 우타자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게 일반적인데, 류현진은 이 체인지업을 활용해 우타자들도 효과적으로 잡아냈다. 그런데 올해엔 이 체인지업이 흔들리고 있다.

MLB 통계 사이트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올 시즌 체인지업의 피안타율은 0.276에 달한다.

직구(0.270), 컷패스트볼(0.220), 커브(0.214)에 비해 높다. 예년과 비교하면 차이를 체감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185, 2019시즌엔 0.190, 2018시즌엔 0.161에 불과했다.

예년과 비교해 1할 이상 폭등한 셈이다. 1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 세일런 필드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홈 경기에서도 체인지업은 말을 듣지 않았다.

그는 전체 구종 중 체인지업(31구)을 가장 많이 던졌는데, 영점 조절이 잘되지 않았다.

손에서 빠져나가는 일명, '날리는 공'이 많았다.

상대 타자들은 류현진의 체인지업 31구 중 12개에 반응했다.

이중 헛스윙은 딱 한 번뿐이었다.

헛스윙 비율은 8%로 직구(17%), 컷패스트볼(18%), 커브(29%)보다 훨씬 낮았다.

스트라이크로 선언된 체인지업은 단 한 개뿐이었다.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존을 계속 벗어나자, 상대 타자들은 직구-컷패스트볼 등 직구 계열의 공을 집중적으로 노렸다.

류현진은 2회 게리 산체스를 상대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산체스는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체인지업을 거른 뒤 5구 직구를 걷어내 홈런을 쳤다.

4회 양키스 크리스 기튼스는 초구 한가운데로 몰린 컷패스트볼을 노려 쳐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날 류현진은 무뎌진 체인지업 문제 때문인지 토론토 입단 후 최다인 볼넷 4개를 내줬고, 홈런도 2개 허용했다.

류현진은 구위보다 제구력으로 대결하는 투수다.

다양한 구종으로 수 싸움을 펼쳐 상대 타자를 공략한다.

주무기 체인지업의 위력이 떨어지면 류현진의 장점이 반감할 수밖에 없다.

당장 우타자를 상대하기가 어렵다. 류현진에게 체인지업 부활은 반드시 풀어내야 할 숙제가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