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큰 발명'과 '작은 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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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실 < 한국여성발명협회 회장 kwia_president@inventor.or.kr >발명이란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물건을 만들거나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 내는 것을 말한다. 특허로 발명에 관한 독점적 배타적 권리가 부여되는데, 디자인이나 브랜드의 창작도 포함되는 지식재산권, 더 넓게는 저작권이나 영업비밀, 도메인네임 등에까지 확대되는 개념이다.
발명특허를 통해 나라의 산업 발전 정도와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어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서 발표하는 발명특허의 여러 수치로 각 나라의 신기술 개발 성과가 어느 정도인지, 국제적인 특허전쟁에서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지 짐작하게 된다.국가의 산업을 이끄는 발명은 기업이나 국책기관, 대학 연구실 등에서 일하는 연구원들에 의해 반복적으로 행해지고 축적되는데, 소위 이들 ‘큰 발명’의 추이에 따라 한 국가의 미래 산업 지표가 정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기업이나 연구기관은 개발되는 기술혁신에 힘입어 매출이 극대화되고 조직의 성장이 이뤄지고, 소속된 연구원들도 ‘직무발명’이 인정돼 개인적으로 경제적 보상과 명예를 함께 얻게 된다. 일본의 기업 연구원이 노벨상과 같은 큰 상을 받은 이후에도 평생을 연구원으로 연구를 계속한다니 우리도 평생 연구원의 활동이 얼마나 귀하고 중요한 것인지 되새겨봐야 할 시점이다.
이렇듯 국가의 산업정책이나 국제적인 기술흐름에 맞춰 막대한 투자와 장구한 시간을 통해 만들어지는 큰 발명과 달리, 소기업이나 개인에 의해 끊임없이 고안되고 창작되는 ‘작은 발명’도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해주는 귀한 발명이다. 초보 여성발명가의 생활 속 발명 또한 작은 발명의 중요한 한 부분이라 하겠다.
생활 속의 불편을 해소하며 사물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높이고 경제적 이득과 생활의 풍요를 가져다주는 작은 발명 활동에는 주변 사물들을 무심코 보아 넘기지 않고 남다르게 관찰하는 시각이 필요하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바탕으로 수익모델을 만들고 경제적 자립을 꾀하고자 하는 여성들을 교육해 경제활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여러모로 지원하는 우리 협회의 활동을 세계 각국에서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것도 작은 발명의 귀중함과 필요성 때문일 것이다. 작은 발명일수록 전문가 멘토링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고, 시제품이나 권리확보를 위한 지원의 제공 등 소위 원스톱 지원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런 활동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때 시대의 조류에 맞춰 기발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많아지고 작은 발명이 생활 속 제품으로 자리매김해 발명으로서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과학기술의 향방과 산업 발전을 이끄는 큰 발명과 소소한 생활 속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작은 발명이 균형을 이루면서 끊임없이 만들어져 발명의 큰 줄기와 작은 부분을 메워줄 때 우리들의 삶이 발전하고 풍요롭고 편리하게 되는 것이니만큼 발명 활동에도 늘 균형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