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디지털·그린 협력…韓·스페인, 포스트코로나 주인공"

바르셀로나서 경제인포럼 참석
독도 그려진 18세기 지도 접해

< 스페인 소장 ‘조선왕국전도’에 독도 뚜렷 >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상원의사당 도서관을 방문해 ‘조선왕국전도’를 살펴보고 있다. 프랑스 지리학자가 조선의 영토를 그린 조선왕국전도에는 동해상에 울릉도와 독도(붉은 원)가 표기돼 있다. /연합뉴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스페인에 보관돼 있는 ‘조선왕국전도’를 본 뒤 “독도가 한국의 영토임을 보여주는 아주 소중한 사료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 국빈 방문 이틀째인 이날 문 대통령은 마드리드에 있는 상원의사당 도서관을 방문해 이곳에 전시돼 있는 조선왕국전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같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이날 상원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을 했다. 조선왕국전도는 18세기 프랑스 지리학자이자 지도 제작자인 장 바티스트 부르기뇽 당빌이 발간한 ‘신중국지도첩’에 포함된 지도다. 당시 중국 실측지도인 ‘황여전람도’를 참고해 중국과 주변 지역을 나타낸 지도첩을 발간한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당시 독도를 지칭하는 우산도(于山島)를 천산도(千山島)로 혼동해 ‘챤찬타오(Tchian Chan Tao)’로 표기하고 있고, 우산도와 울릉도가 모두 조선의 영토임을 명확하게 표시하고 있다”며 “서양인이 만든 조선지도 중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지도에 독도가 조선 영토임이 나타난 것”이라고 했다. 안헬 곤살레스 도서관장은 “1730년대 한반도의 지도인데, 한국인들에게 가장 와닿는 기록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바르셀로나로 이동해 스페인 경제인협회 연례포럼 개막 만찬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국과 스페인이 코로나19 이후 세계 경제를 이끄는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협력을 잘하는 나라가 세계의 주인공이 되고 디지털·그린 경제에서 앞서가는 나라가 세계 경제를 이끌 것”이라며 “스페인과 한국이 먼저 시작하자”고 했다.

‘양국은 상호 보완적인 산업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상호 협력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스페인은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40%에 가까운 친환경 에너지 선도국가이고, 한국은 디지털 경제의 핵심인 반도체와 정보통신기술(ICT)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미래차, 배터리, 수소경제 등에서 앞서가고 있다”며 “협력하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인협회 연례포럼은 스페인 국왕과 총리, 주요 기업 대표 등이 참석하는 스페인 내 가장 권위 있는 경제 행사다. 문 대통령은 펠리페 6세 국왕의 초청으로 포럼에 참석했다.

임도원 기자/마드리드·바르셀로나=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