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美 금리시계 "2023년 두차례 인상"
입력
수정
지면A1
Fed, 예정보다 1년 앞당길 듯지난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발생 직후 ‘제로 금리’를 도입했던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상 예상 시점을 2024년에서 2023년으로 앞당겼다. 코로나19 백신 보급 덕분에 경기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데다 물가가 예상보다 더 뛰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파월 "자산 매입 축소 논의"
Fed는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내놓은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종전의 연 0.00~0.25%로 동결했다”고 밝혔다.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선 2023년 0.25%포인트씩 두 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18명의 위원 중 13명이 2023년 금리 인상을 내다봤다. 7명은 내년부터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직전 점도표가 공개됐던 3월엔 내년 금리 인상 전망이 4명, 2023년은 7명에 불과했다.
Fed는 물가 및 성장률 전망치도 대폭 상향 조정했다. 올해 물가는 종전 2.4%에서 3.4%로,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6.5%에서 7.0%로 각각 수정했다. 성장률 전망이 들어맞으면 1984년(7.2%) 후 37년 만의 최고치가 된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별도 기자회견에서 “국채 및 주택저당증권(MBS) 매입 규모를 줄여나가는 테이퍼링에 대해 (초기 단계의) 논의를 했다”고 확인했다. 그는 “고용시장에서 상당한 추가 진전이 이뤄진 뒤 테이퍼링 계획을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시장에선 오는 8월 말로 예정된 잭슨홀 미팅(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테이퍼링 일정을 발표한 뒤 이르면 연말부터 실제 자산 매입 규모를 줄여나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투자회사 찰스슈왑의 캐시 존스 채권운용 책임자는 “1년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 테이퍼링 절차가 모두 끝나야 기준금리 인상에 착수할 수 있다”며 “Fed가 2023년 두 차례 금리를 올리려면 연내 테이퍼링을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