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다 돼가는데"…탈당설득 시간 필요하다는 與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의혹이 불거진 의원들에 대해 '일괄 탈당권유' 조처를 내린 지 9일이 지났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육참골단의 결정으로 '내로남불' 프레임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송영길 지도부로서는 그 의도마저 빛이 바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신현영 원내대변인은 17일 정책조정회의 후 기자들에게 탈당·출당 대상 12명 의원의 거취와 관련, "오늘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

의원들과 소통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너무 억울해하는 사람에게 나가라고 푸시할 수는 없지 않나"라며 "물밑에서 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4선 중진이자 송영길 대표의 민주화운동 동지인 우상호 의원이 강력히 반발하며 지도부가 난처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 의원은 주변에 "절대 탈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에게 제기된 농지법 위반 의혹을 소명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데다, 원내대표를 지낸 중진급에게 경미한 사안을 문제 삼아 탈당 조치하는 것 자체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고위의 한 인사는 "다방면으로 접촉하며 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우 의원이 완강하다"고 전했다.

지도부가 탈당권유 발표를 너무 서둘렀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라며 "발표 전날 밤에라도 송영길 대표가 직접 대상 의원들을 설득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탈당 조치를 매듭짓지 못하고 시간을 끌수록 외부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지만, 그렇다고 무리한 대응에 강행했다가는 강한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 딜레마다.
이와 관련, 당내 4선 중진들은 전날 비공개 회동을 하고 개별 의원들에 대한 설득에 나서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당사자들을 직접 만나서 소통하고 이야기를 듣자고 했다"며 "주말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당 관계자는 "탈당계를 아직 제출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는데, 전부 모인 이후에 국회에 한꺼번에 제출할 것"이라며 "출당해야 하는 비례대표 의원 2명들의 경우 별도 의총에서 신상발언을 듣고 제명 처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