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경선연기 두고 계파 전면전…지도부 '결정 보류'(종합)

"논의 막으면 당헌·당규 위배" vs "연판장 돌리며 실력 행사말라"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더불어민주당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경선 연기론'을 뇌관으로 당내 선두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측과 비(非) 이재명계의 갈등이 표면화하는 양상이다.

이낙연계와 정세균계, 친문계 의원 66명은 18일 경선 일정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다.

송영길 대표가 현행 당헌대로 '180일 전 대선후보 선출' 일정을 고수할 조짐을 보이자 저지에 나선 것이다. 정세균 전 총리 캠프 대변인인 조승래 의원은 논평을 내고 "논의를 막으면 당헌·당규 위배"라며 "의총에서 논의하고 당헌·당규에 따라 6월 중 당무위원회를 여는 것이 정도"라고 촉구했다.

이낙연 전 대표 측 정운현 공보단장은 페이스북 글에서 이 지사가 지난 2017년 대선 땐 경선 연기를 주장했다면서 "불리할 땐 규정 변경을 요구하더니 자기가 유리할 땐 규정 고수를 주장한다.

지금은 작은 원칙보다 더 큰 원칙을 중시해야 한다"고 했다. 친문계 신동근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충분한 의견 수렴을 통해 집단 지혜를 끌어내야 한다"며 의총 개최를 주장했다.

김종민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마스크 쓰고 집합 금지가 유지되는 상태에서는 민주적인 경선을 하기 쉽지 않다"며 "(의총을 열어) 그 점에 대해 판단을 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수 경남지사 역시 라디오에서 "핵심은 어떤 방안이 본선 경쟁력을 강화하고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되느냐 하는 것"이라며 경선 연기론에 힘을 실었다. 대권주자인 김두관 의원 역시 "기본적으로 경선은 마스크를 벗고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대선 승리 전략 차원에서 흥행이 되는 경선이 되도록 당 지도부가 (논의)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재명 지사 측의 입장도 확고하다.

이 지사 지지 모임 '민주평화광장' 공동대표인 조정식 의원은 이날 "경선 연기는 결코 안 된다"는 입장문을 냈다.

조 의원은 "마치 실력 행사하듯이 연판장을 돌리고, 지도부를 압박하는 것은 결코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며 "의원총회의 안건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민형배 의원은 SNS에 올린 글에서 "(경선 연기를 요청하는 측에는) 5선·4선 국회의원 경력을 가진 분들도 있다.

당 대표와 총리까지 지내셨다"며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를 저격, "통 큰 정치, 원칙 있는 정치를 기대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남국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중간에 기자들과 만나 "원칙대로 경선을 치르는 것이 맞다"라며 "민생이 어려운 시기에 이런 논란이 계속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의총에 앞서 송 대표는 최고위에서 경선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었으나 의원들의 반발을 고려해 주말로 결정을 미뤘다.

송 대표는 오후 한 방송에 출연해 "다음주 초에는 매듭을 짓겠다"고 말했다. 지도부는 오는 19~20일 의총 개최 여부 등을 재논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