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톡톡] "코로나19 백신 접종하셨습니까?"

"백신 접종하셨습니까?"
요즘 누군가를 만나면 인사처럼 묻는 말입니다.
코로나19에 호되게 당했던 미국, 영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 선제적 도입해 일상생활에 다가서고 있는 이스라엘까지 백신 접종은 21세기 첫 팬데믹의 '게임체인저'가 되고 있습니다. 백신 수급의 문제로 더디게 진행됐던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도 지난 17일 1차 접종 기준 국민 4명 중 한 명인 1천 4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속도를 올리는 중 입니다.

잔여 백신은 알람과 동시에 누군가가 '광클'을 통해 '낚아채' 가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발적 백신 예약률은 매우 높아 정부의 백신 접종 유인책이 너무 적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만큼 우리 국민의 코로나19 종식의 염원이 높은 것이겠죠?
오늘 사진 톡톡은 코로나19 집단 면역 달성을 위한 백신 접종을 위한 노력과 접종 후의 삶을 구경해 봅니다.
2021년 상반기 코로나19 백신 초기 접종은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백신 수급이 예상과 달리 순조롭지 못했고, 도입 예정 백신에 대한 안정성 논란에 따른 불안감이 우리를 고민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4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어르신들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 접종이 탄력을 받고, 5월 들어 하루에 몇십만 명씩 접종하면서 백신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맞아야 하는 것으로 변화했습니다.

중간중간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 섞인 소식들이 나왔지만, 6월 중순이 지난 현재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1,400만 명(1차 접종 기준)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전국 곳곳의 체육관이 임시 접종센터가 됐고, 자주 다니던 동네 병원도 접종을 위해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 바다를 지키는 해군 전함도 임시 접종센터로 탈바꿈 해 곳곳 섬을 다니며 주민들의 백신 접종을 돕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총력전, 백신이 더 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교차합니다.

그럼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우리를 어떻게 바꾸고 있을까요?
백신을 접종하게 되면 질병관리청에서 발행하는 애플리케이션이나 접종센터나 의료기관에서 접종 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이 확인서를 받은 백신 접종자들은 그동안 강력하게 제한됐던 일상을 점차 회복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우선순위 방침에 따라 백신 접종을 일찍 시작한 어르신들은 다시 경로당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1년 반 가까이 가족들과 화상이나 창문을 두고 만나왔던 요양병원 환자들은 제한적이지만 다시 손을 잡고 가족을 만나게 됐습니다.

감염 위험군이었던 고령층이 백신 효과를 체감하기 시작했습니다.

고령층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백신을 맞은 시민들이 등장하면서 여러 가지 코로나19 방역 대책 완화와 유인책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방역 당국은 오늘 7월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은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몇 개 국가로 여행을 할 수 있는 '트레블 버블'도 추진한다는 방침을 내놓았습니다.

이런 백신 접종의 '당근'으로 마스크가 지겹고 여행에 목마른 젊은 세대들은 잔여 백신이 나오기만 하면 바로 달려가 접종하고 이를 자랑삼아 공유합니다.
정부의 접종에 대한 '인센티브' 뿐만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공공기관 주차장이나 시설, 관광지를 할인해주는 방안들을 속속 내놓고 있습니다.

그동안 코로나19의 기세에 눌려 있었던 유통업계와 호텔 업계에서는 백신 접종자를 위한 경품 행사나 식당을 할인 행사들이 날개 돋친 듯 예약되고 있습니다.
백신의, 백신을 위한, 백신에 의한 '당근'들이 곳곳에서 손을 흔들지만, 무엇보다도 백신을 맞고자 하는 시민들의 접종 예약률에서 확인할 수 있듯 '특전'보다는 일상의 복귀를 바라는 염원이 '집단 면역'의 선순환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빨랐던 지구촌의 나라들은 어떤 모습일까요?
지난 겨울 코로나19 재유행으로 고전했던 미국은 봄이 시작되기 전 선제적 백신 접종을 시작했습니다.

확진자가 우리에 비해 적은 숫자가 눈에 띄게 줄어 미 보건 당국은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고 생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실외에서 생활은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좀처럼 높아지지 않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복권 같은 '당근' 포상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걸림돌이 남아 있지만, 미국을 상징하는 프로스포츠 경기도 실외 종목의 경우 마스크를 쓴 관중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스포츠인 메이저리그 경기장에서는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이 마스크를 쓴 모습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다른 실외 종목인 골프도 마찬가지입니다.

5월 말에 열렸던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과 이번 주 개막한 US 오픈에서도 마스크를 벗은 구름 떼 관중이 몰렸습니다.
놀이동산인 디즈니랜드도 15일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방문객의 '노 마스크'를 허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어린이들은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백신 접종률을 기록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경우 실내 마스크도 벗고 생활할 수 있게 됐습니다.

주변 팔레스타인과의 갈등과 국내 정치도 불안하기는 하지만 이스라엘은 코로나19 팬데믹의 극복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불과 6개월 정도의 백신 접종으로 이스라엘 국민의 생활은 평소와 같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강력한 대책을 내놓는 나라도 적지 않습니다.

파키스탄이 한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해외 백신 수급과 중국산 백신의 신뢰도가 떨어져 어려워 직접 백신을 개발한 파키스탄은 2억 1천만이 넘는 인구 중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300만 명밖에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특히, 자국의 대통령이 백신을 맞고 코로나19에 감염됐기 때문에 백신에 대한 신뢰가 매우 낮은 상황입니다.

이에 파키스탄 정부는 중국에서 원료를 수입해 '팍백(PakVac)'을 개발해 접종을 시작하려 하지만 시민들의 참여가 적어 백신 미접종자는 휴대전화 심 카드를 정지시키는 고육지책을 내놓습니다.

한마디로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안 하면 휴대전화를 쓸 수 없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공무원들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 승진에서 배제되는 강력한 유도책도 내놓았습니다.
이처럼 지구촌은 코로나19를 이겨 내기 위해 국가별로 사활을 걸고 백신을 확보하고 국민에게 접종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우리는 그동안 의료진의 눈부신 헌신과 높은 시민의식으로 방역 '우등생'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백신 접종도 조금 늦었지만, 특유의 '빨리빨리'에 힘입어 상반기 목표한 1,400만 명 접종을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아예 백신을 구하지 못하고 코벡스(코로나19 백신 세계 공동 분배 프로젝트)만 바라보고 있는 나라들도 적지 않습니다.

개발할 능력도 재원도 없는 나라들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제시한 백신 가격을 맞추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지구촌 모두가 집단 면역을 달성하지 못하면 결국은 어디선가 코로나19와 그 변이들이 고개를 들어 인류를 다시 곤경에 빠트릴 수도 있습니다.

선진국들이 영국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합의했듯 정치적 이유 없이 백신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정부는 17일 2021년 3분기 백신 접종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국민의 27%인 1천400만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한 가운데 내달부터는 18∼59세와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 어린이집·유치원 및 초·중·고교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접종이 진행됩니다.

정부 목표는 9월까지 전 국민의 70%인 3천600만명에 대한 1차 접종을 완료하는 것입니다.

부디 이런 바람이 현실로 이뤄지기를 기원합니다.

저 광안리의 펭수처럼 하루빨리 마스크를 벗고 팔뚝에 반창고를 붙인채 활짝 웃고 싶습니다. 2021.6.19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