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주인 찾아 나서는 대우건설…이번엔 누구 품에 안길까

최대주주 KDB인베스트먼트, 25일까지 제안서 제출 요청
DS네트웍스 컨소시엄·중흥건설 '2파전' 예상
대우건설이 3년 만에 다시 새 주인 찾기에 나선다.19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매각을 주관하는 최대주주 KDB인베스트먼트는 이달 25일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최근 공시를 통해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표명한 원매자들에게 25일까지 구체적인 제안서 제출을 요청한 것을 확인했다고 알렸다.

제출된 제안서를 바탕으로 매각 추진 여부를 검토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KDB인베스트먼트는 이르면 다음 달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내 매각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대상은 KDB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다.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예상 매각가는 약 2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KDB인베스트먼트는 매각 완결성을 높이기 위해 약 500억원의 입찰 보증금을 받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입찰 보증금은 인수금에 포함된다.

대우건설은 1973년 설립 이후 국내 최정상급 건설사로 사세를 확장했으나 'IMF 사태'로 1999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이후 2009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매각됐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다시 3년 만에 재매각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8년 1월에는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매각이 성사되는듯 했으나 인수 과정에서 3천억원 규모의 해외 부실이 돌발적으로 드러나면서 호반건설이 9일 만에 인수 포기를 선언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기도 했다.

산업은행은 2019년 사모펀드 형태로 보유하던 대우건설을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로 넘겨 관리하고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2019년 국정감사에서 대우건설 매각 재추진과 관련해 "2년 정도를 거쳐 시기가 좋아지면 기업가치를 높여 판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2년 전 이 회장의 발언이 다시 회자되는 것은 연초부터 올해가 대우건설 매각의 적기라는 말이 시장 안팎에서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천533억원으로 전년 대비 53.3% 증가했고, 해외에서 대형공사를 잇달아 수주하는 등 기업가치가 제고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희망자도 2∼5곳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부동산개발회사인 DS네트웍스 컨소시엄과 중견 건설사 중흥건설이 인수에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DS네트웍스는 최근 두산솔루스를 인수한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인프라 전문투자사 IPM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참여할 태세다.

DS네트웍스는 2017년 대우건설 매각 추진 당시에도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바 있으며 삼환기업, 두산건설 인수전에도 등장하며 건설업으로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중흥건설은 호남을 대표하는 건설사로, 그룹 내 시공능력평가 15위인 중흥토건과 35위 중흥건설이 있다.

이 밖에도 중흥그룹은 30여개 주택·건설·토목업체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중흥그룹의 자산총액은 9조2천70억원에 달한다.

중흥건설의 작년 매출액은 1조4천730억원이다.

중흥그룹은 자기자본으로도 대우건설 인수가 가능하다며 재무적투자자(FI) 유치나 컨소시엄 구성없이 단독으로 인수전에 뛰어들 계획으로 알려졌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 인수는 그룹 차원에서 오랫동안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우리는 재무 투자자가 아니라 전략적투자자인 만큼 인수를 통한 시너지가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안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대우건설 노조는 최근 성명을 내고 "매출액 8조원이 넘는 건설사의 인수금액을 25일 만에 결정해 입찰서를 제출하라는 요구가 정상적이지 않다.

또다시 잘못된 매각으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해선 안 된다"고 매각 작업이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대우건설 관계자는 "오너가 없는 상황에서도 직원들의 힘으로 국내 굴지의 건설사 위치를 지키고 있다"며 "회사의 영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고 글로벌 건설사로서의 기업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 인수자가 나타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