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식당·카페, 내달부터 자정까지 연다

정부, 거리두기 새 지침 발표

수도권, 1일부터 6명 모임 가능
비수도권은 인원 제한 사라져

스포츠 경기장·종교행사 등
수용인원 30%까지 허용키로

의료계 "재확산 '불씨' 될 수도"
20일 서울 명동에서 시민들이 식당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수도권에서도 6인까지 사적 모임이 허용된다. 신경훈 기자
방역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적용 시점을 다음달 5일에서 1일로 앞당긴 것은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개편안을 시범 적용 중인 경북 등의 방역 상황 역시 안정적이고, 최근 전 국민의 약 30%가 백신 1차 접종을 한 만큼 ‘집단면역’에 한 발짝 다가선 것도 배경이다. 사적 모임 제한이 없어지는 비수도권은 1년 넘게 잃어버렸던 ‘일상으로의 복귀’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흥시설도 다음달부터 운영 재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0일 다음달부터 적용할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을 발표했다. 새 거리두기 단계는 기존 5단계에서 4단계로 한 단계 줄어들었다. 각 단계를 가르는 기준은 ‘인구 10만 명당 주간 평균 환자 수’다. 1단계는 0.7명 미만, 2단계 0.7명 이상, 3단계 1.5명 이상, 4단계는 3명 이상이다. 현재와 같은 유행 상황이면 수도권에서는 거리두기 2단계,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1단계가 적용된다.

이렇게 되면 수도권에서는 현재 밤 10시까지 제한하는 식당·카페·노래연습장의 영업시간이 밤 12시까지로 늘어난다. ‘집합금지’ 조치로 수개월째 문을 닫은 수도권 유흥시설과 홀덤펍도 다시 문을 열고 밤 12시까지 영업할 수 있다. 1단계가 적용되는 비수도권에서는 이용자들이 최소 1m 거리를 두고 면적 6㎡당 한 명만 입장하는 방역수칙을 지키면 영업시간 제한을 받지 않는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도 완화한다. 방역당국이 유행 규모가 큰 수도권에 중간 단계를 두면서 일단 1일부터 14일까지는 6명까지 모일 수 있다. 그 이후로는 8명까지 모임을 허용한다. 비수도권은 마스크 착용, 출입명부 작성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면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이 완전히 풀린다. 다만 지방자치단체장이 별도의 이행 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수도권과 같이 2주간은 6명까지만 만날 수 있다.현재 8명까지인 직계가족 모임 역시 1·2단계에서는 인원 제한이 풀린다. 다만 3단계부터는 5명 이상 모일 수 없다.

백신 맞으면 9인 이상 모임도 가능

다음달부터는 개편안과 별개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가 확대되면서 일상 회복이 더 가까워질 전망이다. 접종을 2차까지 완료했다면 사적 모임 시 인원 제한 기준에서 제외된다. 예컨대 다음달 15일 이후엔 미접종자 8명과 백신 접종 완료자 2명 등 총 10명이 수도권에서 모이는 것이 가능하다. 1차 접종자 역시 실외 다중이용시설과 정규 예배, 법회 등 대면 종교활동 시 인원 제한 면제 조치를 받을 수 있다. 공원·등산로 등 야외에선 마스크도 벗을 수 있다.

1년 넘게 중단돼온 해외여행도 부분 재개한다. 정부는 최근 백신 접종을 마치고 음성 진단이 나온 사람에 한해 양국에서 자가격리 없이 여행할 수 있는 ‘트래블버블’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장 다음달부터 싱가포르, 대만, 태국, 괌, 사이판 등과 트래블버블을 시행한다.방역 조치 완화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아직 1차 접종자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방역 조치를 한꺼번에 완화했다가는 언제든 대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9일엔 강원 지역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여름철 휴가와 여행 등으로 개인 간 접촉이 늘면서 유행이 다시 커질 위험성도 있다”며 “사람이 많은 밀폐된 실내에 장시간 머무르는 것을 조심하고, 휴가는 사람이 많은 관광지와 성수기를 피해 가족 단위로 분산해서 다녀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