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조선업체 38% "올해 경영실적 악화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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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부족·원자재 값 상승 영향조선업 수주 호황에도 불구하고 중소 조선업체 열 곳 중 네 곳은 올해 경영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감이 줄어든 데다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오르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영향이다.
"원가 올라도 납품가 반영 안돼"
1분기 매출 평균 1억원 감소
중소기업중앙회는 21일 중소 선박 및 부품, 선박 정비업체 등 조선산업 관련 제조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경영실태 결과를 발표했다.조사 대상 기업의 44.3%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답했다. 이들 업체의 1분기 평균 매출은 25억2000만원으로 전년 동기(26억2000만원)보다 약 1억원 줄었다. 또 대상 기업의 38%는 올해 경영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와 비슷할 것이란 기업은 46.7%였다. 호전될 것으로 본 기업은 15.3%에 그쳤다.
경영실적 악화를 전망하는 이유(복수 응답)로는 일감 부족(86%),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도 납품단가 동결·인하(50.9%) 등의 응답이 비교적 많았다.
자금 조달 여건을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기업 69.7%는 ‘기존 대출·보증의 만기 연장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대출·보증 한도 축소에 어려움이 있는 기업은 22.3%였다. 금융애로 해소를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복수 응답)으로는 금리 인하(68.7%), 신용 및 담보 평가기준 완화(54.3%) 등의 순으로 응답 비율이 높았다.원가 상승이 납품단가에 반영되느냐는 질문에 대상 기업의 58.7%는 ‘납품단가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국내외 선박 저가 수주 경쟁 심화’(27.8%) ‘발주처의 과당경쟁 유도’(24.4%) ‘관급 선박 최저가낙찰제에 따른 과당경쟁’(19.3%) 등을 꼽았다.
중소조선업계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복수 응답)으로 ‘납품단가 현실화 지원방안 수립 및 활성화’라는 응답이 82.7%에 달했다. 이어 ‘관급 물량 확보 및 해양플랜트 제작 등을 통한 일감 지원’(48.3%) ‘수출상담회·무역사절단 참여 지원’(12.7%) 순으로 조사됐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중소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최저가낙찰제 유도 조항 개선과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비롯해 선수금 환급보증제도 활성화 등 중소 조선업계의 경쟁력을 높일 지원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