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넘쳐나는데…950편 취소한 아메리칸항공

인력 부족·변이 코로나 여파

세계 최대 항공사인 미국 아메리칸항공이 다음달 중반까지 예정돼 있는 항공편을 대폭 감축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20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와 휴가철 여행 수요 급증에 대비해 항공편을 빠르게 늘렸던 항공사들이 잠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항공편을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인해 정상화 속도를 늦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메리칸항공은 전날 178편에 이어 이날 123편을 취소했다. 주말에 예정됐던 전체 운항의 약 6%가 취소된 것이다. 아메리칸항공은 이달 남은 기간 하루 최소 50~60편, 7월에는 하루 50~80편의 결항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게 되면 다음달 중순까지 운항 편수가 950편(약 1%에 해당) 감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WSJ는 “탑승 예약 손님은 늘어났지만 운항 스케줄을 빡빡하게 설정했다가는 델타 변이 확산이나 태풍 등 돌발 변수가 생기면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종사와 승무원 부족 등 인력난도 항공사들이 항공편을 줄이는 원인 중 하나라고 전했다. 기내식, 휠체어, 주유 등 항공 서비스 연관 기업이 구인난으로 서비스 제공이 느려지면서 고객에게 불편을 끼치고 있는 점도 고려됐다는 설명이다.

또 이달 들어 미국에서 잇달아 대형 폭풍 등 악천후가 발생하면서 결항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메리칸항공의 한 임원은 “악천후와 항공 정비사 파업이 운항에 영향을 끼쳤던 2019년 여름 사태를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미 교통안전청(TSA)은 항공여행 수요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인력 배치에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3월부터 항공여행이 사실상 중단됐을 때 항공사 직원 수천 명이 조기퇴직에 내몰렸지만, 최근 들어선 항공사마다 인력 재채용을 위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