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연기' 두쪽 난 與…송영길 '대선관리' 첫 시험대

22일 의총…찬반 '전면전' 예고

宋 "의총, 경선연기 결정단위 아냐
의견 수렴하지만 지도부가 결정"
지도부도 찬반 갈려 '결론' 힘들어
< 광주로 달려간 與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앞줄 왼쪽 세 번째), 윤호중 원내대표(두 번째), 이용섭 광주시장(네 번째) 등이 광주시청에서 열린 민주당-광주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후보 경선 일정을 논의할 의원총회를 앞두고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경선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자는 이재명 경기지사 측과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반(反)이재명’ 진영 간 대립이 격해지는 양상이다. 정치권은 결정권을 쥔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어느 진영의 손을 들어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송 대표는 21일 전남 무안군 김대중광장에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동상에 헌화한 뒤 기자들과 만나 “갈등이 격화되지 않도록 22일 의총을 통해 지도부가 (의견을) 잘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연기를 주장하는 분이나 원래대로 하자는 분이나 방법의 차이는 있지만, 내년 (대선이 치러지는) 3월 9일 민주당의 승리라는 목표는 같다고 본다”며 “나름대로 충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의총은 경선 연기 문제를 결정할 수 있는 단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의총에서 경선 연기와 관련된 찬반 의견을 수렴하겠지만 최종 결정은 지도부가 내리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민주당 당헌에 따르면 대선 후보는 20대 대선일로부터 ‘180일 전’인 올해 9월 10일까지 선출돼야 한다. 당초 민주당은 경선 예비후보 등록을 21일부터 시작할 예정이었다.경선 연기를 찬성하는 측은 당헌에 ‘상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경선 일정을 당무위원회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내용을 근거로 당무위를 개최해 경선 일정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혜숙 최고위원은 “당무위원들의 요구가 있거나 최고위원 다수가 당무위 회부를 요청하면 당무위 개최가 가능하다”며 “9명의 여당 후보 중 3명(이재명 박용진 추미애)을 제외한 나머지 6명(이낙연 정세균 이광재 최문순 양승조 김두관)이 경선 연기를 찬성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신동근 의원도 2017년 대선 경선 당시 이 지사가 경선 연기를 주장했다는 점을 들며 “경선 연기의 선봉장이었던 이 지사가 지금은 방어하는 형국인 만큼 ‘역지사지’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이 지사 측인 민형배 의원은 “경선 연기 주장을 보며 노무현 대통령 후보 시절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가 떠오른다”며 “작금의 경선 연기가 행여 ‘후단협 시즌2’가 될까 두렵다”고 일갈했다.

송 대표는 “당무위 의장인 당대표는 당무위 소집 권한은 물론 모든 당규에 대한 총괄적 집행권을 갖고 있다”며 “상당한 사유가 있어 당무위에 부칠 사안인지 아닌지는 당대표와 지도부가 판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당무위는 당대표·원내대표와 최고위원, 국회 상임위원장, 시·도당 위원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송 대표 측 관계자는 “의총에서 토론을 벌인 결과 경선 연기로 분위기가 뚜렷하게 기울지 않는다면 바로 최고위원회를 열어 원칙대로 경선 일정을 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은 22일 의총에서 국민권익위원회 전수조사 결과 부동산 관련 투기 의혹이 확인된 비례대표 의원 2인(윤미향, 양이원영)에 대해 제명을 통한 출당 조치를 의결할 예정이다. 비례대표는 자진 탈당하지 않으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