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MZ 세대 대표 작가, 국내 첫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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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토 이츠키 '야수들의…' 展왼쪽 다리가 족쇄 같은 긴 끈에 묶여 있다. 발뒤꿈치에 붙은 날카로운 갈고리가 당장이라도 종아리를 찌를 듯하다. 화면 곳곳에는 지폐를 연상시키는 종이, 송곳과 같은 열쇠, 붓인지 걸레인지 알 수 없는 물체 등 기괴한 도상들이 배치돼 있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조형과 거친 색채의 결합이 아름다움보다는 불쾌감을 주지만, 내면을 돌아보게 하는 힘이 느껴진다. 일본 신진 작가 카이토 이츠키(28)의 그림 ‘Tight Intelligence’(사진)다.
인사동 갤러리밈…8월 15일까지
내면 비추는 초현실주의 그림
서울 인사동 갤러리밈에서 카이토의 국내 첫 개인전 ‘야수들의 계급’이 열리고 있다. 칼과 낫, 섬뜩하면서도 선정적인 손톱, 얼굴 없는 나신의 남성 등 도발적인 이미지들을 사용한 초현실주의 그림 25점이 걸렸다. 기이하고 낯선 그의 작품에 대해 일본 평단과 언론은 호평 일색이다. 지난 2월 일본 유력 미술전문지 ‘미술수첩’은 그를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100인 중 한 명으로 꼽았다.작가가 젊은 여성임을 알면 그의 작품이 성차별 등 사회문제를 비판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고 지레짐작하기 쉽다. 하지만 카이토는 “내면을 긍정적이고 쾌활한 방식으로 표현했을 뿐”이라고 잘라 말한다. 자신 내면에서 소용돌이치는 폭력성, 수치심 등 부정적인 감정을 있는 그대로 그렸다는 설명이다. 외부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내면을 탐닉하는 전형적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모습이다. 카이토의 작품은 영국 독일 미국 중국 등 세계 각지의 컬렉터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전시는 8월 15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