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경선갈등 악화일로…의총 D-1 이재명 대 反이재명 전면전

이광재 "이재명, 통큰 결단 해야" vs 이재명계 "본선이 걸린 문제"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경선 일정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를 하루 앞두고 이재명계와 비(非)이재명계 간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대선 후보를 9월에 선출하느냐, 11월에 선출하느냐를 놓고 주자들 진영이 양분되면서 감정의 골이 점차 깊어지는 모습이다.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대권주자들은 21일 전면에 나섰다.

정세균 전 총리는 라디오에서 "코로나 사태도 그렇고 상대(국민의힘)가 어떻게 하느냐와 보조를 맞추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좀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광재 의원도 라디오에 나와 "이재명 (경기)지사도 통 큰 결단을 하면 좋을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낙연 전 대표 측 전혜숙 최고위원은 기자회견에서 "경선 시기 조율이 필요하다는 권리당원 서명자 수가 이틀 만에 2만명을 넘겼다"며 경선 연기를 촉구했다.

친문 신동근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 지사가 2017년 대선 경선 때 일정 연기를 요구했던 것을 거론하며 "역지사지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지사 측은 경선 연기가 불가하다는 입장이 확고부동하다.

본선 전략 차원에서 후보를 먼저 선출하고, 그런 연후에 9월 정기국회에서 예산·입법 성과를 보이고 원팀으로 화합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선거가 불가능할 정도의 천재지변 등이 아닌 이상 경선을 연기하는 것은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이 지사의 핵심 측근 의원은 통화에서 "경선 일정은 통 크게 양보할 문제가 아니라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달린 문제"라며 "국민들 눈에는 계파 이익에 따른 추한 밥그릇 싸움으로만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 추미애 전 법무장관도 이 지사의 '경선 연기 반대' 입장에 동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당헌 해석 문제가 양측이 첨예하게 부딪히는 뇌관으로 떠올랐다.

당무위 개최 여부가 최대 쟁점이다.

당헌에는 '대통령 후보자 선출은 선거일 전 180일까지 해야 한다.

다만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를 둘러싸고 경선 연기파는 코로나 상황 등이 상당한 사유라며 당무위 의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현행 고수파는 상당한 사유에 해당하지도 않을뿐더러 경선 일정은 당무위 의결이 아닌 최고위 결정 사항이라는 입장이다.

이러한 입장차에는 당무위를 구성하는 인적 구조 분포상 당내 조직 기반이 강한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래의 일정대로면 후보 등록이 이달 21일 전후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일정 결정이 늦어지면서 경선 연기가 불발되더라도 일주일가량은 지연되는 분위기다.

최대 고비는 22일 의총이 될 전망이다.

찬반양론으로 나뉘어 전면적 세 대결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 지도부는 의견 수렴을 거친 뒤 최고위 차원에서 결론을 내겠다는 생각이다.

송 대표는 일단 '현행 일정 유지'라는 원칙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주자들의 동의가 있지 않은 한 '상당한 사유 시 당무위 의결'이라는 단서 조항을 적용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고위 내에서도 찬반 의견이 나뉘어 있고 당무위 개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이어서 적지 않은 파열음이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