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 '침대축구' 비판에도 "계획대로"…장외정치로 기우나?

이준석 "尹 장외상황 장기화, 피로감 쌓이게 해"
尹 측, X파일에 무대응 속 이석준 영입 등 몸집 불리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이에 입당을 둔 밀고 당기기가 장기화할 조짐이다. 이 대표가 계속해서 강도 높은 발언으로 압박의 수위를 올리고 있지만, 윤 전 총장은 자신만의 시간표를 내세워 요지부동인 탓이다.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의 조기 입당을 촉구하는 배경에는 당장 야권의 대선주자를 당으로 모아 '원샷' 경선을 치르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미 전당대회 과정에서 "많은 노력이 드는데 굳이 그런 선택을 하겠나"라며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후 야권 단일화에 회의적인 인식을 나타냈다. 이 대표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침대축구를 하지 말라", "입당 때를 놓치면 큰 정치가 아니다"라고 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며칠 새 윤 전 총장 측이 겹악재를 만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당 지지율은 상승세인 반면, 윤 전 총장은 대변인 사퇴나 'X파일' 의혹 등으로 고전하는 상황에서 입당 논의의 주도권을 확실하게 쥐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도 22일 통화에서 "최근에 윤 전 총장의 상황을 보면 당 밖에 있는 게 장기화하면서 피로감을 쌓이게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윤 전 총장은 좀처럼 '액셀러레이터'를 밟을 생각이 없는 분위기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달라지는 상황은 없다"며 "6월 말∼7월 초 대권 도전 선언이라는 계획표대로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야권발로 불거진 X파일 의혹 논란에도 무대응 원칙을 천명했다.

X파일을 여권의 정치공작 프레임에 가둬놓은 채 제3지대에서 네거티브 무시 및 신비주의 전략을 구사하면서 막판 단일화를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대신 윤 전 총장은 전날 경제 관료 출신인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을 영입해 본격적인 정책·공약 수립을 시사하는 등 스스로의 몸집을 키우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아직은 당 밖에서 유력 대선주자로서의 존재감을 어필하면서 지지세 확장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읽히는 대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