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발 감염, 지역으로 퍼질라…춘천 학부모들 '긴장'

한 초교서 이틀간 10명 확진…학원·축구 클럽 등 접촉
22일 강원 춘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이틀간 학생 8명과 교사, 방역 지원 인력 등 총 10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지역 학부모들이 긴장하고 있다. 선별진료소가 마련된 춘천시보건소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검사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입구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대기열은 족히 수백m 길이로 보건소 담을 한 바퀴 둘러버릴 정도였다.

보건소 관계자는 대기열 주위를 돌며 거리두기를 지켜줄 것을 끊임없이 안내했다. 많은 시민이 초등학생쯤 되는 어린 자녀와 함께 뙤약볕 아래서 더위를 견디며 줄이 줄어들기를 기다렸다.

이들은 확진 판정을 받은 초등학생과 같은 학원이나 태권도장, 축구 클럽 등을 다녀 이날 아침 급히 선별진료소를 방문하라는 문자를 받았다.

어린 두 자녀와 검사를 기다리던 A씨는 "아들이 다니는 태권도장에서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연락을 받고 급하게 보건소로 왔다"며 "이 도장은 여러 학교 학생들이 다니고 있어 불안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우리 아이가 다니는 축구 클럽에서 (자녀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연락이 왔다"며 "부디 더는 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초등학교에서도 이틀 동안 선별진료소가 운영 중이다.

전날 1학년 학생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1∼2학년 학생과 교직원 등 160여 명을 검사했고, 이날 학생 7명과 교사 1명, 방역 인력 1명 등 9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전날 검사를 진행하지 않은 3∼6학년 200여 명이 이날 오전부터 학교를 찾아 검사받고 있다.

어린이들은 콧속 깊이 들어오는 면봉에 두 눈을 찡그리고는 금세 멀리 기다리는 엄마에게 달려갔다.

학교가 2주 동안 교문을 닫기에 교실에 들러 교과서, 공책 등을 봉투에 챙겨 나왔다.

1·3학년 자녀를 둔 윤모(43)씨는 "아이들이 코로나19에 걸린 것이 선생님들 잘못은 아니다"며 "학교에서 얼마나 방역에 신경을 쓰고 선생님들이 고생했는지 엄마들은 옆에서 지켜봐서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전면등교를 앞두고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일부 맘카페에서는 "춘천에 확진자가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도교육청에 전면등교를 유보하라는 민원을 넣어야 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다만 도교육청은 등교 방침에 변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감염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 대처하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며 "확진자 가족 등 전수 검사 결과가 먼저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