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헤지펀드 CIO "개미의 증시 투자, 이미 정점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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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가능성은 낮아"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릿지워터의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급등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투자 규모가 이미 정점을 찍었으며 앞으로는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밥 프린스 브릿지워터 공동 CIO는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1970년대에 있었던 거대 인플레이션이 이번에 재발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1970년대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 이상으로 치솟으며 거대 인플레이션 기록을 남겼다. 당시 거대 인플레이션의 이유로는 통화정책 실패, 식량과 에너지 자원의 가격 상승 등이 거론된다. 거대 인플레이션은 1970년대 말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정책으로 마무리됐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기 디플레이션 압력으로 최근의 인플레이션이 곧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근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두고 시장에서는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달 5% 오르며 1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경기 회복 및 경기부양책, 공급망 교란 문제 등으로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반면 제롬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프린스 CIO는 “거대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던 1970년대의 경우 강성 노동조합, 국제유가와 같은 원자재 가격의 급등 등 요인이 있었다”며 “지금은 1970년대와 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 증시에 대해 그는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투자 규모가 이미 절정을 기록했다”며 앞으로 개인 자금 유입액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린스 CIO는 “앞으로 개인은 정부지원금에 기대지 못하고 대신 근로소득을 확보하는데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개인들의 미 증시 투자액은 급증했고 최근에는 게임스톱, AMC 등 이른바 ‘밈 주식’이 개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브릿지워터의 운용자산 규모는 1500억달러(약 170조원)다. 올해 브릿지워터의 운용 수익률에 대해 프린스 CIO는 “좋은 성과를 냈다”면서도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