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23% 뛸때, 엔씨 13% 빠졌다

따로가는 BBIG
카카오 수익률, 네이버의 3배
바이오 종목은 전반적으로 부진
2차전지株 본업 실적 따라 갈려

'FAANG'도 수익률 제각각
알파벳·페북, 올 20~30% 오를 때
애플·넷플릭스, 고점 찍고 마이너스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와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속에 빛을 발했다. 작년 코로나19로 많은 기업이 타격을 받을 때 언택트와 친환경 트렌드에 올라타며 테슬라와 함께 성장주의 상징이 됐다. 주가도 고공행진을 했다. 그러나 최근 BBIG와 FAANG 안에서도 주가 차별화가 시작됐다. 증권가에선 주가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이후부터 ‘애프터 코로나 시대’에 승자가 될 수 있는 종목에만 매수세가 붙고 있다고 분석이 나온다.

계속 오르는 구글·페북

미국 시장에서는 올 들어 구글 페이스북과 넷플릭스 애플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연초 이후 21일(현지시간)까지 구글(알파벳A)은 39%, 페이스북은 21.65% 올랐다. S&P500지수 상승폭(12.48%)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반면 넷플릭스와 애플은 각각 8.09%, 0.29% 하락했다. 아마존은 6.05% 오르는 데 그쳤다.작년과 다른 양상이다. FAANG은 지난해만 해도 다 같이 움직였다. 모두 온라인 중심 사업이라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속에 수혜를 본 영향이다. 올 들어선 FAANG 내에서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애프터 코로나를 의식한 매수세가 FAANG 중에서도 일부에만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과 구글은 코로나 수혜주였지만 코로나 이후에도 큰 폭으로 성장할 종목으로 꼽힌다. 두 기업이 갖고 있는 공통점은 광고 매출이다. 경제가 회복되면 광고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넷플릭스는 악재에 노출됐다는 분석이 많다. 지난해 ‘집콕’으로 인해 넷플릭스 가입자는 1분기에만 1600만 명 늘었다. 하지만 올 1분기에는 398만 명으로, 작년 동기의 25% 수준에 그쳤다. 성장이 둔화됐다는 평가가 나오자 투자자가 주식을 팔아치웠다. 여기에 디즈니 등 후발 주자들이 폭발적으로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도 악재다.

애플은 지난해 언택트 수요가 급증하며 아이패드·아이폰이 불티나게 팔렸지만, 올해 경제가 재개되며 매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란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피에르 페라구 뉴스트리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경제가 재개됨에 따라 소비자들은 전자제품에 쓰는 돈을 줄일 것”이라며 애플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실적 기대에 엇갈리는 BBIG

한국 성장주의 상징인 BBIG의 주가 희비는 더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인터넷 업종을 보면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자회사 상장을 앞두고 있어 주가가 연초 이후 22일까지 104.11% 급등했다. 코로나 이후에도 기업 가치가 커질 수 있는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인터넷 대장주 네이버의 주가 상승률 33.68%를 압도했다. 같은 업종 내에 있는 소프트웨어 업체 더존비즈온은 같은 기간 19.62% 하락했다.

게임주도 각기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연초 이후 23.04% 오른 데 비해 대장주인 엔씨소프트는 같은 기간 12.78% 하락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주가가 덜 올랐고, 신작 게임이 잇달아 출시되는 데 따른 기대가 반영됐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출시한 ‘트릭스터M’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매출 기준 한 달 만에 순위가 9위로 내려가는 등 생각보다 신작 효과가 크지 않다는 시각이 영향을 미쳤다.바이오 종목은 전반적으로 부진하다. 임상 이벤트 등 뚜렷한 호재가 없어 전반적으로 코스피지수 상승률(13.59%)을 밑돌고 있다. 진단키트 수혜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2차전지 종목은 신사업인 배터리보다 본업이 희비를 갈라놓았다.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의 부진에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를 내재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삼성SDI와 LG화학은 연초 이후 크게 오르지 못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본사업인 정유업이 유가 상승으로 정제 마진이 반등할 것이란 기대에 45.26% 올랐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