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만에 50만명 떠났다…잘나가던 쿠팡에 닥친 위기 [신현보의 딥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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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보의 딥데이터 75]'쿠팡 불매 운동'이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17일 이천 덕평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난 후 4일 만에 쿠팡 앱 사용자 수가 50만 명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이달 초 1000만 명에 육박해 최고치를 경신했던 쿠팡 앱 사용자는 보름도 안돼 약 200만명이 빠진 꼴이 됐다. 19일 화재에 투입된 소방관이 순직하는데 이어, 욱일기 관련 상품 판매, 쿠팡이츠 '새우튀김 갑질 논란' 등이 추가로 제기된 여파로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쿠팡 앱 사용자수 분석
화재로 소방관 순직, 새우튀김 사건 등
악재 계속 터져 앱 사용자, 20% 급감
핵심 소비층인 MZ세대 이탈율 가장 커
"악재 누적 결과…획기적인 노력 필요"
연령별로는 핵심 고객층인 2030세대의 이탈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물류센터화재와 쿠팡이츠 새우튀김 갑질 논란 등으로 야기된 사회적 책임성 및 공정성 이슈를 쿠팡이 명확하게 해소하지 못하면 쿠팡 앱 사용자의 추가 이탈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MZ, 뿔났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집계하는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가장 최근 지표인 지난 20일 현재 쿠팡 앱의 사용자 수(안드로이드 및 iOS 사용자 합산)는 총 817만8963명이다.지난해 코로나19 특수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던 쿠팡 앱 사용자 수는 지난 7일 사상 최고치인 1021만1193명을 기록했다. 불과 13일 만에 사용자 200만 명, 비율로는 20%가 '증발'한 것이다. 이중 47만명이 이천 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한 후 4일 동안 빠졌다. 최고점을 찍은 후 하락하던 사용자 수 지표가 사건 후 더 악화된 모습이다.앱 사용자 이탈이 가장 두드러진 연령대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였다. 지난 7일 대비 20일 기준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사용자수가 감소했는데, 특히 20대 사용자는 24.5%(22만2193명) 줄어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그 다음으로는 20세 미만 21.6%(1만6366명), 30대 19.9%(16만5032명) 순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와 30대는 40대 다음으로 쿠팡의 두터운 사용자층이어서, 타격이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60세 이상은 19.5%(2만4237명), 50대는 18.6%(11만5521명), 40대는 17.3%(16만866명) 사용자가 줄었다.이천 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한 17일 대비 20일 사용자 수를 살펴보면 20대 10.7%(8만1682명), 20세 미만 6.3%(3976명), 30대 5.5%(3만9015명) 순으로 감소해 사건 이후로 이탈이 가장 심한 연령층은 MZ였다. 이어 60세 이상 4.6%(4860명), 50대 3.5%(1만8218명), 40대 2.1%(1만6592명)순으로 사용자 줄었다.
MZ가 민감한 악재 계속 누적
전문가들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번 쿠팡 불매 운동이 확산하는 것은 공정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민감하고 인터넷 활동이 왕성한 MZ세대의 특징이 반영된 현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MZ 이탈은 서비스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의 윤리, ESG 수준에 대한 이의제기"라고 평가했다.21일 이후 발생한 일본 욱일기 관련 상품 판매, 쿠팡이츠 점주 사망 사건 등까지 반영된 쿠팡의 사용자 수 지표는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쿠팡은 23일 오픈마켓 판매자가 등록한 욱일기 관련 상품 판매를 중단시켰다. "판매 모니터링이 허술하다"는 논란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또 지난달 새우튀김 1개를 환불해 달라는 등 거듭된 소비자의 불만 등에 시달리던 점주가 쿠팡이츠의 재발 방지 요구 전화를 받고 쓰러진 3주 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이츠는 갑질 소비자와 관련해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하지만 쿠팡이 지금까지 제시한 대응책으로는 한번 등돌린 MZ의 마음을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란 시선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난해부터 택배 기사 과로사부터 최근 쿠팡이츠 점주 사망 사건까지 공정과 정의와 관련된 사건들이 누적되고 있다"며 "MZ가 여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에 쿠팡의 획기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