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값 93%↑…17% 올랐다는 정부 통계는 거짓"

경실련, 11.5만 가구 분석

30평형 6.2억서 11.9억으로
한푼 안쓰고 집 사는데 25년 걸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4년간 서울 아파트값이 93% 폭등했다는 시민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같은 기간 아파트값이 17% 올랐다고 발표한 정부 통계와 큰 차이가 있는 분석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아파트 가격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3.3㎡당 2061만원에서 지난달 기준 3971만원으로 4년 동안 93% 올랐다”며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아파트값이 17% 올랐다고 한 국토교통부 통계는 거짓”이라고 주장했다.경실련은 서울 25개 구별 3개 단지씩 총 11만5000가구의 아파트값 시세를 국민은행 자료 등을 활용해 분석했다. 99㎡(30평형) 아파트를 기준으로 집값은 2017년 5월 6억2000만원에서 지난달 11억9000만원으로 올랐다.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 아파트값은 같은 기간 3.3㎡당 4334만원에서 7957만원으로 84% 뛰었다. 13억원짜리 99㎡ 아파트가 23억9000만원이 됐다.

나머지 22개 구는 이보다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3.3㎡당 시세는 1751만원이었지만 올해 3427만원으로 96% 상승했다. 4년 전 평균 5억3000만원이던 99㎡ 아파트가 올해 10억3000만원이 됐다.

경실련에 따르면 이 기간 가구별 평균 가처분소득은 연 4520만원에서 4818만원으로 298만원(7%) 늘어나는 데 그쳤다. 4년 전에는 소득을 전액 모은다고 가정했을 때 14년이면 서울 아파트를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25년을 모아야 하는 셈이다. 경실련은 “소득주도성장을 앞세운 문재인 정부가 불로소득이 주도한 거품 성장만 이뤘다”고 비판했다.경실련은 국토부의 통계 자료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토부 주장대로 아파트 가격이 17% 상승했다면, 서울 아파트값은 2017년 6억2000만원에서 현재 7억2000만원이 된다. 경실련이 조사한 시세의 60.5%에 불과하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