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적극적으로 스스로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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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실 < 한국여성발명협회 회장 kwia_president@inventor.or.kr >발명 창의교실에서 교육을 받는 여성들은 대부분 새로운 기술을 창안해 발명가로, 더 나아가 사업가로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이들은 시제품 제작 지원, 전문가 멘토링, 마케팅 오리엔테이션 등의 지원에 힘입어 무한경쟁의 비즈니스 세계로 첫발을 내딛고, 자기만의 개성과 노하우를 쌓아 시장에서 선택될 차별점을 얻고자 한다. 더 나아가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량하고 발전시켜야 험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텐데, 그러자면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헤쳐나가는 자세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누구든 초보일 때는 발걸음을 뗄 수 있도록 주위의 도움과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다음 단계로의 성장과 발전은 스스로가 찾아내 일구고 만들어 나가야 한다.
성공적으로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느냐 여부는 처해진 환경과 여건의 영향도 크겠지만 본인의 태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성공한 여성 발명가뿐만 아니라 언론에 소개되는 젊은 비즈니스 우먼의 활약상을 살펴보면, 적극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능동적으로 사업을 전개하며 자신의 길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자세가 단연 눈에 띈다.여성이 스스로 한계를 짓거나 신체적 차이를 과장하고 있지는 않은지, 육아와 가사의 힘든 환경을 핑계로 몸을 사리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타인에게 떠넘기고 있지는 않은지 늘 돌아볼 일이다. 젊은 여성이 작은 핸드백조차 곁의 남성에게 들게 하거나, 주말 등산길에서 무거운 배낭을 짊어진 남성 곁에 손 파우치만 들고 가는 모습이 요즘 젊은이들에게 익숙해진 전형은 아닐 것으로 믿고 싶다.
예전 미국 출장길에서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밤늦게 들른 패스트푸드점에서 마침 청소시간이었는지 남자 직원은 식탁을 부지런히 닦고 있었고, 여직원은 거의 이삿짐 크기의 비닐봉투에 쓰레기를 가득 담아 바깥 쓰레기장으로 옮기는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일회용 용기로 된 쓰레기라 그리 무겁지 않더라도 부피가 커서 짊어지듯이 옮기며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고, 부피가 유난히 큰 쓰레기더미는 다른 여자 직원과 함께 옮기곤 했다. 남녀직원이 자기가 맡은 일을 자연스레 하는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다.
여성은 출산과 육아라는 피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게 되지만, 적극적으로 주위의 협조를 얻고 지원제도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힘든 고비를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여성의 고위직 진출과 승진을 가로막는 장애를 일컫는 소위 ‘유리천장’을 타파하고자 여성할당제 등 다양한 제도가 만들어지고는 있지만, 이런 제도를 활용할 수 있으려면 여성이 커리어의 단절 없이 경력과 경륜을 쌓아갈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여성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대로 만들어 나가야 함은 물론이겠지만, 여성도 스스로 불리한 조건을 이겨내고 목표하는 바를 성취하겠다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