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당하고 2군에 가고…존재감 약해진 KBO리그 외국인 타자들

새내기 중 피렐라 독보적…페르난데스·로맥·알테어 '구관이 명관'
올해 프로야구 외국인 타자들의 실력이 예년만 못하다. 지난해 홈런·타점·장타율·득점 타이틀을 휩쓴 멜 로하스 주니어(전 kt wiz)가 일본프로야구로 떠난 뒤 이방인 타자들의 존재감이 약해졌다.

그간 외국인 타자들이 강세를 보인 홈런, 타점, 장타율 1위가 모두 양의지(NC 다이노스)라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양의지는 홈런 17개에 62타점, 장타율 0.664를 쳐 타이틀 홀더 가능성을 키워가고 있다.
23일 현재 가장 눈에 띄는 외국인 타자는 홈런 공동 2위(16개), 타점 2위(55개)에 오른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다.

2020년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카프에서 뛰어 아시아 야구를 경험한 피렐라는 KBO리그에 데뷔한 올해 타석과 주루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팀에 빨리 녹아들었다.

피렐라의 가세로 삼성은 날개를 달고 중간 순위 2위로 순항 중이다. 피렐라와 달리 KBO리그 입학 동기인 라이온 힐리(한화 이글스), 데이비드 프레이타스(전 키움 히어로즈)는 고전 중이거나 전혀 적응하지 못했다.

신규 외국인 선수 최고액인 100만달러를 채운 힐리는 타율 0.256에 홈런 6방, 32타점을 기록했다.

기대치에 아주 부족한 수치다. 키움은 홈런 2개에 14타점만 남긴 프레이타스를 방출하고 새 외국인 타자를 물색하고 있다.

로하스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조일로 알몬테(kt)는 강백호와 더불어 팀에서 가장 많은 홈런 7개를 치고 두 번째로 많은 36타점을 수확해 KBO리그 적응력을 높여가는 중이다.
'구관이 명관' 격으로 호세 페르난데스(두산 베어스), 에런 알테어(NC), 제이미 로맥(SSG 랜더스) 등 한국 야구를 1년이라도 먼저 경험한 선수들이 꾸준히 성적을 낸다.

교타자 페르난데스는 최다 안타 4위(83개), 타점 공동 9위(43개)를 달린다.

한국에서 5년째 뛰는 로맥은 홈런 공동 2위(16개), 한국 2년 차 알테어는 홈런 공동 5위(15개)에 각각 자리했다.

그러나 로베르토 라모스(LG 트윈스)는 허리 통증으로 재활 중이며 심각한 타격 부진에 빠진 프레스턴 터커(KIA 타이거즈)는 2군으로 내려갔다.

공격에서 크게 빛나는 존재는 아니지만, 딕슨 마차도(롯데 자이언츠)는 공수에서 2년 연속 변함없는 기량으로 롯데 선발 라인업의 한 자리를 지킨다.

현재 여러 구단이 부진한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고자 물밑에서 분주히 움직인다.

다만, 눈독을 들인 선수를 최근 일본프로야구 구단에 빼앗긴 한 구단의 사례에서 보듯 '머니 게임'에선 KBO리그 구단이 일본 구단에 불리하다. 그렇다고 검증도 안 된 선수를 싼 맛에 잡아 올 수도 없어 구단들의 고민이 깊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