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톡톡] '금지된 사과' 된 홍콩 빈과일보의 마지막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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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사주와 편집국장 등을 구속하고 회사 자산을 동결하며 압박을 강화하자 빈과일보가 결국 백기를 들었습니다.
라이는 성경의 아담과 이브 이야기에 착안해 신문의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빈과일보는 창간 초기 신문을 사는 사람에게 사과를 공짜로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그 '나눔의 사과'가 이제 '금지된 사과'가 됐습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빈과일보를 '독이 든 사과'로 칭하면서 "독사과 안에 있는 벌레를 잡아내야 한다"고 맹비난했습니다.
마지막 신문의 1면 제목은 '홍콩인들이 빗속에서 고통스러운 작별을 고한다'입니다.
며칠째 이어지는 빗속에서 많은 독자들이 우산을 쓴 채 빈과일보 사옥 앞으로 몰려들어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한 것을 기념한 것입니다.
지지와 취재진 등으로 많은 이들이 모여들자 경찰은 해산 명령을 내렸습니다.
빈과일보 사옥 앞을 찾은 한 독자는 공영방송 RTHK에 "26년간 빈과일보를 구독했다"면서 "이런 일이 홍콩에서 벌어진다는 게 믿어지지 않고 실망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호는 남아있는 직원들이 분야를 넘나들며 만들었습니다.
총 20면 중 절반은 빈과일보에 대한 당국의 압박으로 채워졌습니다.
1989년 중국 정부의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유혈진압에 충격을 받은 그는 1990년 넥스트 매거진, 1995년 빈과일보를 창간해 언론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현재 2019년 불법집회 참여 혐의로 총 20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며,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최고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빈과일보의 편집국장 등도 기소됐고, 논설위원도 체포됐습니다.
마지막 호가 도착하기 1~2시간 전부터 신문 가판대 앞에 나와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고 이날 출근시간대에는 빈과일보가 매진된 곳이 속속 생겨났습니다.
젊은이뿐만 아니라 중장년, 노년층도 상당수 빈과일보를 구매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