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국 단일' 탄소배출권 거래소 곧 출범…운영규정 발표

7개 권역별 시범시장→상하이 단일시장…2천여 발전기업 참여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이 조만간 전국 통합 탄소배출권 거래소를 출범시킨다. 24일 중국 증권일보 등에 따르면 상하이환경에너지거래소는 지난 22일 '전국 통합 탄소배출권 거래에 관한 공고'를 발표했다.

공고문에 따르면 중국 생태환경부의 지침에 따라 전국 통합 탄소배출권 거래소가 정식으로 만들어지기 전까지 상하이환경에너지거래소가 전국 통합 탄소배출권 거래 업무를 총괄해 맡게 된다.

아울러 공고문에는 최소·최대 거래 단위, 상·하한가 폭, 개장 시간 등 세부 운영 방침도 담겼다. 현재 중국은 베이징직할시, 상하이직할시, 광둥성 등 7개 시범 지역에서 따로 권역별 탄소배출권 거래소를 운영 중인데 앞으로 중국 전체의 탄소배출권 거래가 상하이거래소 한 곳에서 통합돼 이뤄지게 됐다.

아직 중국 당국이 구체적으로 통합 거래 시작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중국 매체들은 이르면 이달 말 통합 거래소 운영이 시작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의 통합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에는 우선 2천225개의 발전 기업이 참여할 것이라고 증권일보가 전했다. 발전·난방 산업은 중국에서도 탄소를 특히 많이 배출하는 산업이다.

각 발전 업체는 당국으로부터 탄소배출권을 먼저 배정받게 된다.

이후 탄소 배출 감축 노력으로 배출권이 남게 된 발전 업체는 반대로 배출권이 필요한 발전 업체에 이를 팔 수 있다. 과거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은 미국 등 선진국으로부터 탄소 배출 감축 압력에 맞서 수세적으로 대응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작년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자국의 탄소 배출량이 2030년까지 정점을 찍고 내려가 2060년에는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을 계기로 중국은 수세 일변도에서 벗어나 탄소 배출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인다.

중국은 지난 3월 공개한 14차 5개년 경제계획(14·5계획)을 통해 2025년까지 비화석 에너지 사용 비중을 현재의 15% 수준에서 20%로 크게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등 서방에서는 여전히 중국의 탄소 배출 감축 노력에 의구심을 갖는 시각이 강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0일 중국 경제계획 총괄 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가 탄소배출권 거래제의 초기 시행 규모를 제한할 예정이라면서 중국이 기후변화 대응에 소극적으로 임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보도했다.

민간 연구기관 로듐그룹에 따르면 중국은 2019년 전체 온실가스의 27%를 배출했다. 온실가스를 두 번째로 많이 배출한 미국(11%)의 약 2.5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