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외서도 스마트폰 대면 결제"…농협銀 올원뱅크로 해외결제 가능해진다

농협은행이 마스터카드, 유니온페이와 손잡고 오는 10월 '올원뱅크 해외결제' 서비스를 선보인다. 농협은행 체크카드만 있으면 700만 사용자를 확보한 농협은행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올원뱅크를 통해 해외 100여개 국가에서 스마트폰으로 결제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국내 은행이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와 함께 해외 결제가 가능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원뱅크 해외결제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물론 아이폰 이용자도 사용할 수 있다. 다른 간편결제 서비스는 아직 갖추지 못한 강점이다. 은행만의 강점을 살려 소비자가 내야 하는 환전 수수료와 해외 결제비용도 대폭 낮췄다. 은행의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존 카드사는 물론 핀테크·빅테크까지 뛰어드는 해외 간편결제 시장에서 우위를 가져오겠다는 전략이다.

해외결제 가맹점 커버리지 '최대'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오는 10월 올원뱅크 해외결제 서비스를 시작한다. 마스터카드나 유니온페이 로고가 있는 농협은행 체크카드를 올원뱅크 앱에 등록하면 해외에서도 실물 카드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오프라인 결제를 할 수 있다. 해외를 갈 때 별도로 환전을 하거나 플라스틱 카드를 챙길 필요가 사라진다.


사진 = 한경DB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마스터카드·유니온페이 가맹점에서 스마트폰을 근접무선통신(NFC) 단말기에 갖다대거나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으면 결제가 이뤄진다. 마스터카드 가맹점은 대부분 NFC 방식을, 유니온페이 가맹점은 QR결제 방식을 이용한다.

농협은행은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사인 마스터카드와 유니온페이 두 곳 모두를 제휴사로 확보했다. 해외 결제를 지원하는 소수의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중에서도 유일하다. 두 곳의 결제망을 다 쓸 수 있어 결제 가능 범위가 가장 넓다. 마스터카드 네트워크는 미국·유럽·호주 등에, 유니온페이 네트워크는 중국과 베트남·태국 등 동남아시아에 포진해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가맹점이 대부분 겹치는데다 현재 농협카드 소비자의 80%가 마스터카드를 이용하고 있어 마스터카드와 제휴를 맺었다"며 "향후 국가별로 특화된 결제 네트워크 기업들과도 제휴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드로이드·아이폰 둘다 OK
소비자 부담 수수료 대폭 절감

삼성 갤럭시를 비롯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쓰는 스마트폰과 아이폰 모두에서 해외 결제가 가능한 것도 다른 간편결제 서비스에는 없는 강점이다. NFC 결제가 불가능한 아이폰 사용자를 위해 QR결제도 지원하기 때문이다. 아이폰의 제조사인 애플인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 외 다른 서비스로는 NFC 결제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여행하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에는 QR결제가 가능한 유니온페이 가맹점이 가장 많다"며 "아이폰 유저도 불편 없이 해외 모바일결제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소비자가 내야 하는 환전·해외결제 수수료도 크게 낮췄다. 먼저 결제 시점의 환율을 90% 우대 적용해준다. 소비자가 해외 매장에서 이 서비스로 결제하면 당시 환율에 따라 원화 계좌에서 결제 대금이 빠져나가는데, 이때 붙는 환전 수수료를 기존 카드 결제 대비 90% 깎아준다는 뜻이다.

결제 수수료도 실물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보다 30%, 체크카드로 결제할 때보다는 결제 방식에 따라 80~90%까지 낮아진다. 신용이 아닌 현금카드 기반 결제인 만큼 네트워크사가 가져가는 수수료 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농협은행은 매달 5회 수수료가 아예 면제되는 전용 카드도 내놓을 계획이다.

해외 간편결제 시장은 새로운 격전지다. 하나카드는 모바일 앱 '하나원큐페이'를 통해 카드사 중에서는 최초로 비자·마스터카드와 손잡고 NFC 기반 해외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비씨카드는 유니온페이와 함께 QR결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삼성페이 역시 지난해부터 마스터카드와 함께 삼성카드·우리카드를 등록하면 NFC 방식의 해외 결제를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시했고,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도 일본에서 해외 결제를 지원한다. 여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자결제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커지면서 국내에서도 간편결제 경쟁의 무대가 해외로 확대되는 추세"라며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해외 사업이 사실상 '올스톱' 됐지만 올해부터는 해외 간편결제 서비스 경쟁이 다시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