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주 없는 순환매 장세…'큰 손'들이 사들인 종목은

KB, KTB·명신산업 대량 매수
삼성, 피엔티·2차전지ETF '베팅'
VIP, 유니테스트 지분 확대
이달 코스피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지만 눈에 띄는 주도주 없이 순환매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일반 투자자가 수익을 내기 어려운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의 색깔이 지난해에 비해 확 바뀐 가운데 전문 투자자인 자산운용사들이 수년간 관심 밖에 있던 종목과 새로운 유망 기업을 발굴해 매집하고 있어 눈길이 쏠린다.

KB자산운용은 저평가된 가치주를 최근 대량으로 사들였다. 이달 초 KTB투자증권을 7.29%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KB운용은 2011년 KTB투자증권의 대주주였지만 이후 지분을 매도했다가 10년 만에 다시 이 종목을 대량 매수했다. KTB투자증권은 이달 들어 24일까지 30% 뛰었다. 이 종목은 2018년부터 작년까지 2000~3000원 수준에서 횡보하다가 올해 급등했다. 연초 3230원이던 주가는 7670원까지 올라 올 상반기 137%에 달하는 수익률을 보였다. 이달 기관이 170억원가량 순매수해 ‘큰손’들이 가장 주목한 가치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KB자산운용은 자동차 부품 업체인 명신산업 지분도 최근 22%까지 늘렸다. 이 업체는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와 현대차그룹 등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0% 이상, 60% 이상 고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종목은 지난해 말 5만원 이상까지 치솟았다가 올해 상반기에는 2만원대에서 횡보했다. 최근 주가가 다시 반등하며 이달 들어선 8%가량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2차전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을 위해 피엔티와 에코프로 등 관련주 지분을 이달 5% 이상 매수했다. ‘KODEX 2차전지산업’ ETF에는 올 들어 8000억원가량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2차전지 음극 및 분리막 소재 업체인 피엔티는 6월 주가 상승률이 11%에 달한다. 2차전지 양극재 업체인 에코프로는 지난달 말 6만원까지 주가가 뛰었다가 이달 4만원대로 떨어져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가치투자 전문 운용사인 VIP자산운용은 연초 지분을 5% 밑으로 낮췄던 유니테스트를 최근 추가 매수해 6.31%로 늘렸다. 또 지난달 말엔 태평양물산을 5.18% 보유한다고 공시했다.트러스톤자산운용은 최근 섬유화학 업체인 태광산업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의류업체 BYC도 종전 5.79%에서 6.8%로 지분을 늘렸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