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VR 방송 "파리여행 온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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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도입 등 디지털 전환 '속도'지난 20일 롯데홈쇼핑의 ‘패션 페스타’ 특집전. ‘폴앤조’ ‘조르쥬 레쉬’ 등 브랜드의 여름 신상품을 방송했다. 예년 여름 방송과는 다른 점이 있었다. 스튜디오의 배경이 푸른 하늘 아래 야외 수영장이었다. 실제 수영장에서 촬영한 건 아니다. 가상현실(VR)을 활용해 배경을 입혔다. 이날 방송은 패션 페스타 방송 전체의 평균 주문 건수에 비해 50% 이상 높은 실적을 보였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밋밋한 스튜디오가 아니라 야외 수영장에 있는 것 같은 효과를 냈더니 시청자들의 몰입도와 주목도가 훨씬 높아졌다”고 말했다.
'라방'처럼 실시간 대화창 넣어
시청자 참여 기존보다 3배 껑충
TV홈쇼핑 업계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 VR과 증강현실(AR) 등을 활용해 수영장이나 여행지 현장에 있는 것 같은 생동감을 불러일으키는 식이다. 라이브 커머스 등의 부상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TV홈쇼핑 업계가 적극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롯데홈쇼핑은 TV홈쇼핑 생방송 화면에 VR·AR 기술을 적용하고, 방송 중 실시간 소통 서비스를 라이브 커머스 형식으로 바꿨다고 24일 밝혔다. 이를 위해 롯데홈쇼핑은 ‘언리얼 엔진’ 등 고가의 장비를 도입했다. 높은 수준의 특수 효과로 관심을 모았던 영화 승리호 촬영에 쓰였던 장비다. 롯데홈쇼핑은 전문 제작 인력도 대거 확보했다. 이를 활용해 TV홈쇼핑 방송을 빠르게 디지털화한다는 계획이다. 수영복 방송에선 야외 수영장을, 모피 방송에선 설원을 가상 배경으로 입히는 식이다. 녹용 등 건강식품 방송에선 무대에서 사슴이 뛰어노는 VR로 시각 효과를 극대화하는 식이다. ‘롯데호텔 제주’ 판매 방송에서는 호텔 전경과 수영장을, 프랑스 여행 방송(사진)에서는 에펠탑을 배경으로 선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홈쇼핑은 시청자들의 방송 체류 시간을 늘려야 구매로 이어진다”며 “스튜디오 방송보다는 VR과 AR을 이용해 현장감을 살리면 시청자의 주목도를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홈쇼핑은 방송 중 실시간 채팅 서비스인 ‘바로TV톡’ 방식도 화면 하단의 자막 형태에서 라이브 커머스에서 활용하는 오른쪽 대화창 형식으로 변경했다. 지난달 21일 방송한 패션 프로그램 ‘영스타일’에 적용한 결과 시청자 참여 건수가 기존 방송 대비 3배 이상 높아졌다. 자막이 느리게 하나씩 나타나는 기존 방식에 비해 라이브 커머스 대화창 형태는 여러 의견이 빠르게 올라가 속도감과 다양성을 높일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라이브 커머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TV에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은 적극 가져온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롯데홈쇼핑은 모바일을 통해서는 가상 피팅 서비스 ‘리얼피팅’, 플래그십 매장을 구현한 ‘VR 스트리트’ 등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지속 선보여 왔다. 최근의 변화는 이 같은 기술을 TV홈쇼핑으로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