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의 딸 '서연정 "고향서 생애 첫 우승 하고 싶어요"

첫날 2언더 산뜻한 출발
"고향에서 경기 든든한 힘
응원 보답위해 최선 다할 것"
‘포천의 딸 파이팅.’

24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로 가는 길목에 이런 플래카드가 두세 개 걸렸다. 이날 막을 올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21’에 출전한 포천 출신 서연정(26·사진)을 응원하기 위해 포천 시민들이 손수 제작해 내건 플래카드다. 이 대회가 포천힐스CC에서 열리기 시작한 2019년부터 3년째 같은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홈팬의 열렬한 성원 덕분일까. 서연정은 이날 2언더파 70타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그는 “골프가 안 될 때마저도 고향 분들이 끝까지 응원해 주셔서 항상 큰 힘이 된다”며 “이 덕분에 가뿐하게 대회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연정은 포천힐스CC에서 자동차로 10여 분 거리인 포천 신읍동에서 태어났다. 다섯 살 때까지 할머니와 살다 경기 남양주로 이주했다. 학창 시절은 한영중·대원외고·한국체육대 등 타지에서 보냈지만, 가족은 여전히 포천에 뿌리를 두고 있다. 포천 토박이인 부모님은 3년 전부터 포천힐스CC 인근에서 오리고기 전문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고, 조부모도 여전히 포천에 살고 있다. 서연정은 “대회 기간에는 부모님 식당 인근에 숙소를 잡는다”며 “어머니가 해주는 밥을 먹으면서 대회를 치르니 든든하다”고 했다.매년 응원 플래카드를 걸어주는 ‘진성 팬’ 대부분은 부친의 고향 선후배라고 한다. 그는 “아버지가 이곳에서 고등학교(포천고)까지 졸업했다”며 “아버지 친구분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끝까지 힘내겠다”고 강조했다.

이번이 통산 194번째 출전한 대회인 서연정은 준우승 세 차례 등 5위 이내 입상이 열 번에 이른다. 서연정은 “오늘은 롱홀에서 웨지샷이 좋아서 버디 찬스를 많이 만들 수 있었다”며 “고대하는 생애 첫 우승을 기왕이면 이곳 포천힐스CC에서 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포천힐스CC=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