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심리, 두 달 연속 '제자리'…"델타 변이로 불확실성 높아"

제조업 BSI는 상승…수출 호조 영향
7월 BSI 상승 예상되지만 불확실성 높아
델타 변이 바이러스 유입 '초기' 단계 진입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업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두 달 연속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6월 BSI 결과를 보면 전 산업 업황 실적 BSI는 88로 전달과 동일했다. 지난 4월 88로 오른 뒤 연속 보합세를 기록하고 있다. 제조업 업황 BSI는 98로 전월보다 2포인트 올랐다. 한달 만에 상승세를 재개한 것으로, 이는 2011년 4월(99) 이후 최고치다. 업종별로는 전기장비가 6포인트나 올랐다. 케이블 수요 증가에 따른 영향이다. 전자 영상 통신장비도 3포인트 올랐다. 반도체 및 전자부품 수요가 증가한 결과다. 반면 화학물질 제품 등은 5포인트 떨어졌다.

김대진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팀장은 "제조업 위주로 수출 호조 영향에 경기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달의 경우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가 있었지만, 개선되면서 제조업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기업 형태별로는 수출기업 BSI는 2포인트 상승한 111을 기록했다. 2010년 6월(112) 이후 최고 수준이다. 내수기업 BSI도 1포인트 오른 90으로, 2011년 7월(9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명암이 엇갈렸다. 중소기업 BSI는 8포인트 상승하면서, 2011년 7월(9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자 영상 통신장비와 전기장비 중심으로 상승했고, 수출에서도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덕분이다. 반면 대기업의 경우 3포인트 하락한 107로 지난 4월 수준으로 다시 떨어졌다. 대기업 BSI가 부진한 배경은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대기업 비중이 높은 화학업종의 BSI가 이번달 오르지 못했다.

비제조업의 업황BSI는 전달과 동일한 81을 기록했다. 지난 3월(7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이 판매상품 원가상승 및 수급차질로 7포인트 하락했고, 부동산업도 분양 및 임대 수입 감소 영향에 6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전문 과학 기술과 사업시설관리 사업지원 임대 등이 6포인트 상승하면서 하락분을 메꿨다.

기업들은 7월 경영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7월 전산업 업황 전망BSI는 90로 전월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 업황 전망BSI도 2포인트 오른 99를 기록했다. 비제조업 업황 전망BSI는 1포인트 오른 82를 기록했다.소비자·기업을 아우르는 심리지표인 경제심리지수(ESI) 순환변동치는 109.3로 전달보다 3.9포인트나 상승했다. 이는 2011년 5월(110.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을 앞두고 실외활동이 늘면서 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고, 국내에 델타 바이러스 유입 초기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 델타 변이는 190건 확인됐고, 지역감염 사례는 3건이 보고됐다.

김대진 팀장은 "수출은 좋아지고 있지만,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코로나 확산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델타 변이 바이러스도 글로벌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어서 불확실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