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무엇으로 번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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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S1
커버스토리누군가 여러분께 “도시가 좋아요, 시골이 좋아요?”라고 물으면 여러분은 어떻게 대답하시나요? 대답은 분명히 나뉠 겁니다. 도시가 더 좋다는 학생도 있고, 시골이 더 좋다는 학생도 있죠. 물론 ‘반반 치킨’처럼 반반씩 좋아하는 학생도 있을 수 있겠군요. 도시에 사는 학생, 시골에 사는 학생에게 같은 질문을 하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요? 이 대답 역시 개인의 선호에 따라 나뉠 겁니다. 도시 아이는 시골을, 시골 아이는 도시를 좋아하는 ‘교차 대답’이 나올 수 있겠습니다.
다양한 정보와 기회가 있는곳…일자리도 풍부
복잡함과 불편함에도 도시로 몰려오는 사람들
개인적인 취향을 떠나서 인류 문명사적으로 도시와 시골을 한번 바라볼까요? 어떤 그림이 그려지나요? 여러분은 아마도 도시에 대해 매우 부정적일지도 모릅니다. 어지러울 정도로 건물이 높고, 자동차가 넘치고 경적소리가 시끄럽고, 수많은 사람이 출근하고 퇴근하고, 서로 경쟁하고 비즈니스로 숨 돌릴 틈 없이 바쁘고,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나서 정신이 하나도 없는 모습…. 반면에 시골은 조용합니다. 작은 언덕 위로 달이 뜨고, 나무 위에서 새가 울고, 소가 게으른 울음을 울고, 벌레가 윙윙 날아다니는 목가적인 모습….그런데 이런 소식이 들립니다. 시골에 젊은이들이 없다, 새로 태어나는 아이 울음소리가 끊겼다, 젊은 부부가 없다, 어르신들뿐이다…. 언덕 위로 별이 솟는 시골과 작은 마을을 떠나 왜 저 부정적인 도시로, 도시로 사람들이 올까요? 서울 뉴욕 런던 파리 도쿄 베를린 로마 모스크바 상파울루 홍콩 상하이 멕시코시티 카이로 뭄바이 하노이는 왜, 어떻게 거주 인구가 1000만 명이 넘는 거대도시가 되었을까 하는 질문이죠. 《도시의 승리》(에드워드 굴레이저)와 《최대 도시》(수케투 메타) 두 책은 사람들이 복잡함과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도시로 오는 이유를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도시가 번창한 것은 인류의 공통문명입니다. 그곳에는 일과 여가가 공존하고, 다양한 정보와 기회가 있고, 좋은 일자리와 소득이 있고, 변화와 혁신이 있고, 자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 도시에선 다양한 기술을 가진 인적 자원들이 모여서 상상하는 모든 것을 실험하고, 그런 시도를 지원하는 거대 자본이 있기도 하죠. 개인과 개인, 국가와 국가가 서로 경쟁하지만 이젠 도시와 도시도 사람을 모으기 위해 경쟁합니다. 부자 도시, 가난한 도시, 이기는 도시, 지는 도시는 도시가 하기에 달렸습니다. 사람이 떠나는 도시는 실패하고, 사람이 찾아오는 매력적인 도시는 승리합니다. 도시 문명의 세계로 출발해 봅시다.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