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제한' 풀겠다는 금융당국…단서 조항에 금융사들 불만?
입력
수정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배당을 줄이라는 권고 조치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올초 금융위는 은행권에 코로나19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배당 축소'를 권고했다.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낮췄던 배당 수준을 정상화하고 중간배당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주주들에게 약속했던 '통큰 배당'을 실행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위는 은행과 은행 지주회사의 배당을 제한하는 '자본관리 권고 조치'를 연장하지 않고 6월 말에 종료한다고 25일 발표했다. 금융위는 전날 정례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금융위는 올 초 은행권의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총 배당액)을 20% 이내로 제한하는 권고안을 의결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배당을 줄여 손실 흡수 능력을 확보하라'는 취지에서 벌인 조치다.
금융위는 '배당 축소' 권고 당시와 최근의 경제 상황이 달라졌고, 백신 공급이 가속화하면서 코로나19 상황이 어느정도 관리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은행권 배당 제한 조치를 풀기로 했다. 금감독원은 이번에 은행과 금융지주를 경제 악화·심각 시나리오를 가정한 스트레스테스트를 벌였다. 8개 은행과 금융지주 8곳이 이 테스트를 통과한 것도 금융위가 배당관련 권고 조치를 완화한 배경이다.
금융지주사와 은행들은 코로나19 이전 수년간 배당 성향을 높여왔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은행권 평균 배당 성향은 26.2%였다. 그러나 올초 정부 조치에 따라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이 배당성향을 20%로 낮췄고, 장기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L자형'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한 신한금융만이 순이익의 권고치(배당성향 20%)를 넘긴 순이익의 22.7%를 배당했다. 최근 1분기 은행과 주요 금융지주들이 '호실적'을 거두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은 기업설명회(IR)을 통해 "2020년 배당 성향을 낮춘만큼 중간 배당을 포함한 적극적 배당정책을 펴겠다"고 공언했다. 장기 목표인 '배당성향 30%'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위는 이번에 '코로나19 확산 이전 평년 수준의 배당성향을 참고하라'는 단서를 달았다. '평년수준'의 기준은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의 배당성향으로 해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되는 등 경제의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일단 상황을 더 지켜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에 주요 금융그룹들이 배당성향을 확 높이진 못하는 '눈치보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건은 지난해 낮춘 배당을 향후 중간배당과 연말 배당 확대해 주주들에게 돌려줄 수 있을지 여부다. 금융권에선 현실적으로 평년 수준을 배당하라는 금융위의 단서 조항을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주주들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아직 연말 결산까지 시간이 남은 상황이라 최종 배당성향을 언급하긴 어렵다"며 "금융회사들이 현재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을 거둬 주주들의 기대가 커졌음에도 당국의 권고를 어겨 순이익 30% 수준으로 배당 성향을 높이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김대훈/이호기 기자 daepun@hankyung.com
금융위는 은행과 은행 지주회사의 배당을 제한하는 '자본관리 권고 조치'를 연장하지 않고 6월 말에 종료한다고 25일 발표했다. 금융위는 전날 정례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금융위는 올 초 은행권의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총 배당액)을 20% 이내로 제한하는 권고안을 의결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배당을 줄여 손실 흡수 능력을 확보하라'는 취지에서 벌인 조치다.
금융위는 '배당 축소' 권고 당시와 최근의 경제 상황이 달라졌고, 백신 공급이 가속화하면서 코로나19 상황이 어느정도 관리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은행권 배당 제한 조치를 풀기로 했다. 금감독원은 이번에 은행과 금융지주를 경제 악화·심각 시나리오를 가정한 스트레스테스트를 벌였다. 8개 은행과 금융지주 8곳이 이 테스트를 통과한 것도 금융위가 배당관련 권고 조치를 완화한 배경이다.
금융지주사와 은행들은 코로나19 이전 수년간 배당 성향을 높여왔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은행권 평균 배당 성향은 26.2%였다. 그러나 올초 정부 조치에 따라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이 배당성향을 20%로 낮췄고, 장기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L자형'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한 신한금융만이 순이익의 권고치(배당성향 20%)를 넘긴 순이익의 22.7%를 배당했다. 최근 1분기 은행과 주요 금융지주들이 '호실적'을 거두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은 기업설명회(IR)을 통해 "2020년 배당 성향을 낮춘만큼 중간 배당을 포함한 적극적 배당정책을 펴겠다"고 공언했다. 장기 목표인 '배당성향 30%'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위는 이번에 '코로나19 확산 이전 평년 수준의 배당성향을 참고하라'는 단서를 달았다. '평년수준'의 기준은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의 배당성향으로 해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되는 등 경제의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일단 상황을 더 지켜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에 주요 금융그룹들이 배당성향을 확 높이진 못하는 '눈치보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건은 지난해 낮춘 배당을 향후 중간배당과 연말 배당 확대해 주주들에게 돌려줄 수 있을지 여부다. 금융권에선 현실적으로 평년 수준을 배당하라는 금융위의 단서 조항을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주주들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아직 연말 결산까지 시간이 남은 상황이라 최종 배당성향을 언급하긴 어렵다"며 "금융회사들이 현재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을 거둬 주주들의 기대가 커졌음에도 당국의 권고를 어겨 순이익 30% 수준으로 배당 성향을 높이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김대훈/이호기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