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하다 끊긴 아내 살아있길"…희망 못놓는 美 붕괴사고 가족

애 태우는 실종자 159명의 가족·지인…"희망 잃어서는 안돼"
"(통화 중에) 아내가 건물이 흔들린다고 했어요.그러고는 전화가 끊겼습니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사는 정치 컨설턴트 마이클 스트래턴은 24일(동부시간) 오전 1시30분께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서프사이드의 12층 아파트 챔플레인 타워에 있던 아내 카산드라와 통화 중이었다.

덴버에 같이 살던 아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동안 해당 아파트에 머물고 있었다.

통화 중 아파트 붕괴 사고가 발생했고 마이클은 즉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사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아내가 실종됐다는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지역매체 KDVR과의 인터뷰에서 구조당국의 노력에 감사하면서 "콜로라도의 친구들이 연락을 많이 해왔고 그게 힘이 없는 나를 이끌어주고 있다"며 "아내는 정말 재미있고 활력이 넘치는 사람"이라고 애를 태웠다.

카산드라의 언니 애슐리는 워싱턴포스트(WP)에 "희망을 갖고 싶다"고 했다.그러나 잔해더미를 가리키며 "하지만 나는 현실주의자다.

잘못된 꿈을 품고 싶지 않다"면서 눈물을 참았다.

사고 현장에서 엄마 주디 스피겔(65)이 실종된 딸 레이첼은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하루만 앞으로 가서 모든 걸 바꿔놓고 싶다.엄마가 보고 싶다"고 토로했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났든 세상 모든 사람이 엄마가 얼마나 근사한 사람이었는지, 우리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았으면 한다"고 했다.
아비가일 페레이라는 아르헨티나에서 코로나19를 피해 플로리다로 건너와 해당 아파트에 머물렀던 친구 안드레스와 파비오, 그리고 그들의 여섯 살 난 딸의 행방을 수소문하고 있다.

페레이라는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안드레스는 외과의사인데 겸손하고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며 "이 상황에서 희망은 잃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어머니와 할머니가 실종된 파블로 로드리게스는 CNN방송 인터뷰에서 "엄마와 할머니가 토요일마다 내 어린 아들과 점심을 같이 하셨는데 아들이 '내일도 오시냐'고 묻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로드리게스는 아들도 아파트가 무너지는 영상을 봤다면서 "아들에게 뭐라고 해야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시설에 가 DNA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건물이 붕괴에 이르기 전에 누군가 기미를 알아차렸어야 되는 것 아니냐고 울먹이기도 했다.

붕괴 사고 이후 미 전역에서 자원봉사자는 물론 지원을 위한 각종 물품이 답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은 전했다.

당국에서는 물품 지원은 이미 충분하다며 기부를 통한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사고 이틀째인 25일 오후 현재 붕괴 사고에 따른 사망자는 4명, 실종자는 159명이며 수색 및 구조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어 사망자가 크게 늘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