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선수촌에 후쿠시마 식품…후보 명단에 광어

후쿠시마 포함한 일본 전역에서 조달…공급 품목 미정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이용해 "안전하고 맛있다" 홍보 구상
원전 사고가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福島)현에서 생산된 식품이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선수촌 식탁에 올라갈 예정인 것으로 27일 파악됐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선수촌 식당 중 하나인 '캐주얼다이닝'에서 제공할 음식의 원산지에 관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전체에서 식자재를 제공 받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일본 행정구역은 47개 도도부현으로 구성돼 있으므로 후쿠시마에서도 음식 재료를 공급받겠다는 의미다.

각 지역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식자재를 받을 것인지를 묻자 조직위는 필요한 양을 확보하기 위해 선수촌 개소 직전에 조달처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현시점에서는 답할 수 없다"고 반응했다.
어떤 식자재를 납품할지는 미정이지만 후쿠시마 측은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이 지역 식품을 홍보할 기회라고 여기고 준비 중이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겨냥한 식품 공급 업무를 맡은 후쿠시마현 담당자는 "한여름에 생산되는 것을 중심으로 수십 가지 품목"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복숭아, 토마토, 오이 등을 제공 가능한 품목 명단으로 조직위 등에 앞서 제출했다고 연합뉴스에 설명했다.
이 담당자는 넙치(광어), 가다랑어, 무지개송어, 함박조개 등 수산물을 공급할 의사도 전달했고 쌀, 돼지고기, 닭고기를 명단에 함께 올렸다고 덧붙였다. 각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을 통해 후쿠시마산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없애고 한 걸음 나아가 매력적인 음식으로 홍보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 후쿠시마현의 구상인 것으로 보인다.

후쿠시마현 담당자는 "원래 일반 관람객도 후쿠시마에 와서 맛있는 것을 많이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여러 가지를 준비했다"며 "외국인은 (입국 금지로 인해) 관람이 불가능하므로 선수들이 '후쿠시마에는 맛있는 것이 가득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수습하면 가보자'는 메시지를 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캐주얼다이닝은 '모처럼 일본에 왔으니 일본의 맛을 느낄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로 선수촌에 마련한 약 280석(올림픽 기준, 이하 동일) 규모의 식당이다.

조직위는 주먹밥, 면류, 철판구이, 꼬치구이, 오코노미야키(お好み燒き·일본식 부침개) 등을 메뉴판에 올리려고 하고 있다.
캐주얼다이닝에서 제공하는 음식에는 재료의 원산지를 표기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세계 각국 음식 약 700종을 8일 주기로 번갈아 제공하는 3천석 규모의 '메인 다이닝 홀'의 경우 원산지를 표시할 계획이 현재로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이 식품이나 인체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에 관해 한국과 일본은 오랜 기간 대립하고 있다.

한국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누수에 대한 국민의 우려 등을 이유로 후쿠시마, 이바라키(茨城), 군마(群馬), 미야기(宮城), 이와테(岩手) 도치기(栃木), 지바(千葉), 아오모리(靑森) 등 일본 8개 현의 수산물을 2013년 9월부터 전면 수입금지하고 있다.
일본 당국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억제하기 위해 식품의 방사선량 기준을 1㎏당 100베크렐(㏃) 이하로 제한하고 후쿠시마 수산물의 경우 50㏃ 이하만 출하하는 등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으므로 시중에 유통되는 식품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의 수입금지에 반발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무역 분쟁의 최종 판단 권한을 지닌 WTO 상소기구는 한국의 조치가 자의적 차별에 해당하지 않으며 부당한 무역 제한이 아니라고 2019년 4월 판정했다.
후쿠시마산 생선의 방사선량은 전수 검사 아닌 어종별로 표본을 추출하는 방식으로 실시된다. 검사 대상이 된 생선은 상품 가치를 상실하므로 유통되지 않으며 직접 검사하지 않은 개체가 출하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