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간 귀빈 특별열차 운행…다섯 대통령 태운 강성원 KTX 기장

한국철도, 철도의 날 맞아 '이색 철도인' 선정
"김대중 대통령을 시작으로 최근에 문재인 대통령까지 다섯 대통령을 제가 운전하는 열차로 모셨습니다. 국내 수만 명의 기관사가 있지만 한 분도 모시기 힘든 대통령을 다섯 분이나 모셨으니 보람 있게 철도인 생활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철도(코레일)가 28일 철도의 날을 앞두고 시행한 공모에서 이색 철도인에 선정된 서울 청량리고속철도기관차승무사업소 소속 강성원(59) 기장은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1981년 19세의 나이로 제천기관차사무소에서 부기관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가 귀빈 특별열차를 담당하게 된 것은 2002년부터다.

전국 열차 기관사를 대상으로 한 '으뜸 기관사' 선발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고 특별열차 운전을 맡게 됐다. 이후로 18년간 특별열차 운전만 전담했다.

그는 "특별열차 운전 기장은 명령만 떨어지면 대한민국 어디든 가야 하기에 전국 4천여㎞ 철길을 완벽하게 숙지하고 있어야 했다"며 "그때 노력과 노하우로 전국 간이 선로지도를 제작해 공유했는데 지금도 현장에 전해진다"고 말했다.

강 기장은 우리나라 열차 운전의 산증인이다. 새로운 열차가 도입될 때마다 자원해서 운전 자격증을 취득했다.

수도권 전철, 비상용 디젤동차, 무궁화호와 새마을호, KTX 등 여객열차뿐만 아니라 작업용 차량인 모터카와 선로를 검사하는 궤도검측차 등 10여 종이 넘는 열차를 운전할 수 있다.

올해 중앙선 운행을 시작한 신규 KTX-이음의 시험 운전을 자원해 안동까지 운행하기도 했다.
올해 퇴직을 앞둔 강성원 기장은 본사 관리업무를 뿌리치고 현장 운전 소속을 자원했다.

강릉선과 동해선, 중앙선을 운전하는 KTX 지원 기장을 맡고 있다.

강 기장은 "동료들은 대통령 모시던 기장이 일반 국민을 태우니 승객들이 얼마나 영광이냐고 농담을 하는데 나에게는 모두 안전하게 모셔야 하는 승객들"이라며 "퇴직하는 날 마지막 열차 승객까지 안전하게 모시는 것이 가장 큰 영광"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