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 위 오른 윤석열…장모·부인 의혹 넘어야 대권가도 탄력

尹 "X파일은 근거없는 마타도어"
검증 벼르는 여권과 공방 예고
국정수행 능력 등 시험대 올라
대선 후보 지지도 1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공개 검증의 ‘링’에 올랐다. 장모와 부인 등 가족을 향한 비리 의혹을 넘어서서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윤 전 총장은 29일 정치 선언 직후 이뤄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선출직 공직자로서 능력과 도덕성에 대해 무제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국정수행 능력이나 도덕성과 관련해서 합당한 근거를 갖고 의혹을 제기할 경우 상세하게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의 가족 비리 의혹 등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윤석열 X파일’에 대해서는 “출처 불명의, 아무 근거 없는 마타도어를 시중에 유포한다든가 하면 국민께서 다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대선 출정식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조사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부르면 갈 것”이라고 했다. 공수처는 지난 4일 윤 전 총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정식 입건하고 수사에 들어갔다.윤 전 총장의 답변과 관계없이 여권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때와 비슷한 수준의 검증이 필요하다”며 윤 전 총장의 장모 최모씨와 아내 김건희 씨 등에게 제기된 비리 의혹을 캐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에 따라 대선 과정 내내 윤 전 총장의 가족 관련 비리 의혹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권에서는 각종 의혹과 관련해 사실관계의 다툼도 중요하겠지만 윤 전 총장의 해명 태도에 국민이 더 주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야권의 전략통인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X파일 등 논란을 충분히 돌파할 수 있다고 해명하려는 태도를 보여야지 미심쩍게 하면 조금 곤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리 의혹 외에 윤 전 총장이 국가 지도자로서 역량을 보일 수 있는지도 주요 검증 대상이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대선 후보로서 경제·외교·사회·노동 등 국정 전반의 운영 능력이 있는지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윤 전 총장도 이에 대해선 깊이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을 떠난 뒤 4개월 동안의 잠행을 이어오며 다양한 분야에서 ‘대선 수업’을 받은 것은 이 같은 약점을 메우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의 국정 운영 메시지가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대선 후보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