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자영업자 신용평가업 진출
입력
수정
지면A15
한국신용데이터와 합작사 설립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한국신용데이터와 손잡고 개인사업자 전문 신용평가회사인 ‘데이터기반중금리시장혁신준비법인(중금리혁신법인)’을 설립한다고 27일 발표했다. 금융당국의 ‘중금리 대출’을 늘리라는 요구에 부응하려는 의도로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중금리 신용대출’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SGI서울보증 등도 주주 참여
소상공인·개인사업자 대상
중금리 신용대출 확대 나서
중금리혁신법인의 초기 자본금은 100억원 규모다. 한국신용데이터가 중금리혁신법인 지분 42%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전국 80만 개인사업자가 사용하는 경영관리 프로그램 ‘캐시노트’ 운영사다. 카카오뱅크는 중금리혁신법인 지분 33%를 갖는 2대주주로 참여할 예정이다. SGI서울보증(9%), 국민은행(7%), 현대캐피탈(5%), 전북은행(2%), 웰컴저축은행(2%) 등도 주주사로 참여한다.한국신용데이터는 지난 25일 금융위원회에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 예비 허가를 신청했다. 허가가 완료되면 국내 최초의 전업 개인사업자 전용 신용평가사가 출범한다. 카카오뱅크는 중금리혁신법인 출자 전 금융당국의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중금리혁신법인은 주주사들이 보유한 금융, 비금융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개인사업자 전용 신용평가모형(CSS)을 개발하기로 했다. 자영업자(개인사업자)는 기업금융을 받지 못하고, 대표자의 개인 신용도를 바탕으로 신용대출을 받아왔다. 개인사업자는 중·저신용자(KCB 기준 신용점수 820점 이하)로 분류돼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야 했다. 중금리혁신법인 분석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 시장은 고신용자가 받는 연 7% 이하 대출과 중·저신용자가 빌리는 연 11% 이상 대출 시장으로 양분돼 있다. 즉 금리가 연 7%에서 8%, 9%로 완만히 증가하지 않고, 11%로 한 번에 뛰는 ‘금리 절벽’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중금리혁신법인은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신용평가 기법을 도입해 자영업자들의 이 같은 금리 절벽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중금리혁신법인 출자를 통해 중금리 대출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사진)는 “지난해 말 기준 1조4380억원 규모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잔액을 올해 말까지 3조1982억원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금융당국에 제출했다.카카오뱅크는 혁신법인에서 도입할 새 CSS를 중·저신용자 대출에 적용하고, 개인사업자를 신규 고객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카카오뱅크 신용대출의 주요 고객은 ‘고신용 직장인’이었다. 김광옥 카카오뱅크 중·저신용자 대출확대TF장은 “혁신법인에는 업계 최고 기업들이 주주사로 참여한다”며 “개인사업자에 대한 금융 포용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2대주주가 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