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사장, 조국 선택적 사과에 분노 "김학용은 지체 높아서"

자녀 입시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5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책 '조국의 시간'에서 금품 로비를 받아 유죄 판결을 받은 신학용 전 의원의 이름을 써야 할 자리에 미래통합당 김학용 전 의원의 이름을 쓴 후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조 전 장관은 27일 자신의 SNS에 "김학용 전 의원께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식 사과를 요청했기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면서 "실수 발견 후 인쇄된 책에서는 수정됐다"고 입장을 전했다.'조국의 시간' 내용 중 문제가 된 부분은 검찰 특수부 수사를 비판하는 대목이다.

조 전 장관은 "'입법로비' 사건에서 검찰에 적극 협조하면서 정치인에게 금품 로비를 했다고 진술한 서울예술종합학교 김민성 이사장은 신계륜·김학용·김재윤 세 국회의원이 유죄판결을 받은 후에야 불구속기소되었다"라고 적었다.

하지만 신계륜·김재윤 전 의원과 유죄판결을 받은 인물은 김학용 전 의원이 아닌 신학용 전 의원이다.이에 김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조 전 장관으로 인해 느닷없이 금품 로비를 받은 비리 정치인으로 둔갑했다"면서 "황당한 노릇"이라고 분개했다.

김 전 의원은 "명예를 생명처럼 여기고 유권자의 신뢰가 가장 중요한 정치인에게 졸지에 테러와도 같은 폭력을 행사한 것과 진배없다"면서 "진지하고 공개적인 사과가 없으면 법적 책임을 따져 묻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조 전 장관은 '김학용 의원님께 죄송합니다. 수정하겠습니다'라고 한 출판사의 사과 내용을 공유하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조국이 좌표 찍은 광주 카페 사장 "사과할 줄 모르는 분인 줄"

앞서 조 전 장관의 좌표찍기로 영업적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한 광주 카페 사장 배훈천 씨는 "저는 조 전 장관님은 사과같은 걸 할 줄 모르시는 분으로 알았는데 이렇게 사과를 하시는군요"라며 "실수로 성씨 잘못 표기한 정도를 수정까지 하고서도 사과를 하시네요"라고 조롱했다.
배 씨는 "김학용 의원님은 지체가 높으신 분이고 저는 일개 자영업자라서 무시하는 것인가"라며 "개인 배훈천에게 '일베 카페사장', '극우단체 대표', '국짐당 외곽조직 정치꾼' 이란 주홍 글씨를 새기도록 조장한 그 도덕적 책임에서 당신은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 사과하라"고 전했다.◆ 김학용 전 의원 "자신의 허물에 대해서는 어쩜 이렇게 관대한지"

조 전 장관의 선택적 사과를 두고 일각에서는 그가 최근 조선일보에서 성매매 범죄 기사에 자신의 자녀를 연상하게 하는 삽화를 사용한 것을 두고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한 것을 상기하며 내로남불의 진수를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 또한 "출판물에 의한 허위사실 유포이고 명예훼손인데 이를 인지한 조 전 장관의 처신은 더욱 어처구니가 없다"면서 "조 전 장관은 자신의 페북에 미안하다는 사과 한 줄 달랑 언급했을 뿐, 당사자인 저에게 그 어떤 방식의 정식 사과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김 전 의원은 "전화는 커녕 카톡이나 문자 하나 보내지 않았다"면서 "만약 제가 조국 전 장관을 그리 했을 경우를 역지사지 해 보라. 이것이 조국 전 장관이 말하는 정의인가"라고 힐난했다.

이어 "조 전 장관은 최근 모 언론에서 다룬 성매매 범죄 기사에 조 전 장관의 자녀를 연상케하는 삽화를 사용한 것에 대해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면서 "남의 허물은 잘도 탓하면서 자신의 허물에 대해서는 어쩜 이렇게 관대한지 모르겠다. 이번에도 역시 내로남불의 진수를 보여줬다"라고 비난했다.앞서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 비리 재판에 출석하면서 자신과 딸의 모습이 담긴 삽화가 성매매 관련 기사에 실린 것에 대해 "인두겁을 쓰고 어찌 그런 일을 할 수 있나. (해당 언론사에)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