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꼬리 자르기` 징계…최인혁 COO 해임해야"

네이버가 최근 직원 사망 사건 관련자를 징계했지만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꼬리 자르기’식 대처라는 조직 내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네이버 노조는 오늘(28일) 성남시 네이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임원 B씨의 해임을 요구했다. 또 조직장에게 집중된 막강한 권한을 견제할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네이버 노조가 발표한 `동료 사망사건에 대한 노동조합의 진상규명 최종보고서 및 재발방지 대책 요구`에 따르면 이번 사건으로 임원 A는 해임을, 또 다른 가해자 임원 B는 `감봉 3개월` 조치에 그쳤다.

임원 B는 사내 메신저 대화방에서 고인을 향해 공개적인 비난을 했고, 평소 조직원들의 초과근무 결재에 대해 "돈이 그렇게 부족한가?"라며 모욕적인 언행을 서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노조는 "임원 B가 조직원들의 평가·보상, 전배, 강화형 스톡옵션 회수 등에 대한 결정권이 있었기에, 조직원들이 임원 B의 모욕적인 언행이나 무리한 업무지시에도 대항할 수 없었다"며 현재 과도하게 쏠린 조직장의 인사권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이에 노조는 경영진의 막강한 권력을 내부 직원들이 견제할 수 있는 노사 동수 구성의 `재발 방지 대책위원회`를 꾸릴 것을 요구했다. 조직장에게 과도하게 몰려 있는 권한을 축소하고 노사 공동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도 했다.

한편 최인혁 COO는 이번 사건에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면서 네이버 COO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지난 25일 밝혔다. 하지만 네이버파이낸셜, 네이버클라우드 등 계열사 7곳에서 겸직하던 이사·감사 등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오세운 네이버지회 지회장은 "최 COO는 직원들이 임원 A에 대한 문제 제기를 꾸준히 했음에도 이를 묵살했다"며 "오히려 용기를 내 문제를 낸 이들이 보직 해임되는 등 인사상 불이익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내일(29일)부터 사측이 요구 사항을 받아들일 때까지 출근길 피켓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양현주기자 hjyang@wowtv.co.kr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