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불법투약' 의혹 이재용, 정식재판 받는다(종합2보)

檢, 정식재판 신청…경찰서 넘어온 유사사건 수사후 공소장 변경 판단
삼성측 "정식재판 피한 줄 알았는데" 당혹…사법 리스크 추가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약식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정식 재판을 받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전날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약식 기소된 이 부회장의 사건을 정식 재판에 회부하기로 했다.

검찰이 지난 17일 정식 재판에 회부해달라고 신청한 데 따른 조치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의료 이외 목적으로 향정신성의약품인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것으로 보고 지난 4일 벌금 5천만원에 약식기소했다. 약식 기소는 비교적 혐의가 가벼운 범죄에 대해 검찰이 정식 공판 없이 약식 명령으로 벌금·과료·몰수 등을 내려달라고 요청하는 절차다.

하지만 이후 이 부회장의 또 다른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를 수사해오던 경기남부경찰청이 사건을 검찰로 넘기면서 상황 변화가 생겼다.

검찰은 경기남부청이 넘긴 사건의 수사 결과에 따라 범죄사실이 추가될 경우 공소장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어 정식 재판 절차를 신청했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 검찰은 신속한 수사를 통해 혐의 여부를 판단해 공소장 및 구형 변경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전문적 소견에 따라 치료를 받았을 뿐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것이 아니라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까지 신청해 소집됐으며 기소 여부에 대해 찬반 동수가 나왔다.
이 부회장이 프로포폴 불법 투약 사건으로 재판을 받게 되자 삼성 내부적으로는 침울한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생활 중인데다 '부당합병·회계부정' 사건으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광복절 등을 기해 사면 또는 가석방 논의가 오가는 상황에서 또 다른 재판 부담을 안게 돼 여러모로 악재라는 반응이 많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이번에 사면으로 풀려난다 해도 총수 개인 문제까지 2개의 재판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삼성의 사법 리스크가 장기화하면서 경영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