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유럽 펄펄 끓이는 '열돔'…배후에는 기후변화 심화

더 잦아지고 강력해진 폭염…30∼40년 전 예견
기록적 이변 땐 수만명씩 죽는 공중보건 재앙
전문가들 "기후변화 영향력 저평가 말아야" 경고
북미 서부를 펄펄 끓이고 있는 전례 없는 폭염에 두고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따라 예견된 현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북미 서부 지역을 에워싸고 있는 열돔(Heat Dome)으로 이들 지역에서는 연일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우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열돔은 고기압이 특정 지역에 정체하면서 반구형 지붕처럼 뜨거운 공기를 대지에 가두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 언론들은 28일(현지시간) 폭염 현상이 일어나는 빈도와 강도, 지속성을 볼 때 폭염의 배후에 기후변화가 있다고 지목하면서 이는 수십 년 전부터 이미 예견된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캐나다 환경부의 선임 기후학자 데이비드 필립스는 뉴욕타임스(NYT)에 이번 폭염의 이른 시기와 강도, 지속성을 볼 때 기후변화를 부르는 지구온난화에 책임을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폭염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이제는 인간과 관련된 요인이 있다는 점이 다르다"며 온난화를 촉진하는 탄소배출과 같은 인간 활동에 따른 기후변화를 지목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미 1970∼1980년대 이후로 기후학자들이 지구온난화 때문에 폭염이 더 잦고 더 오래 지속되며 더 강력해질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면서 "많은 이들이 전례 없는 이번 폭염에 충격을 표시하지만, 수십 년간 그 조짐은 계속돼 왔다"고 꼬집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짐 핸슨은 1988년에 내놓은 보고서에서 "수십 년 내로 많은 지역에서 인류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만큼 기온 변화가 커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는 동안 지구 곳곳에서 폭염은 강력해졌다.

2003년 유럽 폭염은 7만 명을 죽음으로 내몰았으며 2010년 기록적인 폭염으로 러시아에서는 5만 명이 사망했다. 이번 폭염도 심상치 않다.

캐나다의 기존 최고 기온은 중부 서스캐처원주 미데일과 옐로그래스에서 기록된 섭씨 45도였으나 지난 27일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리턴의 기온은 이를 넘겨 46.6도까지 치솟았다.

미국 오리건의 포틀랜드의 기온은 27일 44.4도까지 올라 전날 세운 기록을 바로 갈아치웠다.

북미 지역뿐 아니라 유럽도 폭염과 열대야에 시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폭염이 갈수록 위협적으로 되고 있다는 점에서 긴장하고 있다.

미국 13개 연방기관이 참여한 2018년 미국 기후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폭염 발생 건수는 1960년대 연간 2건에서 2010년대에는 연간 6건으로 증가했으며 폭염 지속 기간도 1960년대 20여 일에서 2010년대 60여 일로 45일 더 길어졌다.

이는 전반적인 온난화와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NYT와 유럽 연구기관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에 따르면 전 세계 기상관측 사상 가장 따뜻한 해 20년 가운데 19년이 2000년 이후였으며 2020년이 2016년과 함께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였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의 기후학자인 대니얼 스웨인은 악시오스에 현재 거론되는 기후변화의 영향력이 저평가된 것이라면서 이런 온난화 수치가 "최고치가 아닌 최저치에 가깝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