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욕지도 해상풍력발전 사업 예정지 황금어장과 겹쳐 경남 어민들 어선 450여 척 동원 해상시위
경남 어민들이 황금어장에 세워지려 하는 대규모 해상풍력발전에 반대해 해상시위를 했다. 경남 어선 450여 척은 30일 낮 통영시 욕지면 욕지도 해상에 모였다.
크고 작은 어선들은 통영항, 삼천포항을 떠나 1시간 이상을 달려 욕지도 해상에 도착했다.
금어기(4월∼6월)를 끝내고 7월 1일부터 조업에 들어가는 멸치잡이 기선권형망 어선들도 대거 동참했다. 어민들은 '경남해역 해상풍력발전 결사반대', '풍력특별법 결사반대'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저마다 배에 내걸었다.
어민들은 바람세기, 방향을 측정하려고 해상풍력발전 사업자 측이 욕지도 해상에 설치한 풍황 계측기 철수도 요구했다.
경남 어민들이 해상풍력발전에 반대하는 것은 풍력발전기 설치 해역이 '황금어장'과 겹쳐서다. 해상풍력발전은 수심이 50ｍ 내에 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 설치해야 경제성이 있다.
그런 점에서 발전업계는 대륙붕에 위치해 수심 50ｍ 내외로 바람이 연중 부는 욕지도 해상을 해상풍력발전 적지로 꼽는다.
이미 한국남동발전, 현대건설, 뷔나 에너지(VENA ENERGY) 등 민간기업이 욕지도 남쪽·서쪽 해상, 욕지도 인근 좌사리도 해상 150㎢ 해역에 해상풍력발전 사업을 추진 중이다. 뷔나 에너지는 발전사업 허가를 이미 땄고, 현대건설은 발전사업 허가 단계, 한국남동발전은 사업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욕지도 해상은 예로부터 고등어, 멸치 등 각종 물고기가 잡히는 '황금어장'이자 어업 전진기지로 유명하다.
욕지도 해상에서 연중 '파시'(波市· 바다 위에서 열리는 생선 시장)가 열렸을 정도로 물고기가 많이 잡혔다.
경남 어민들은 지난달 여당 의원 47명이 풍력발전을 확대하겠다며 발의한 '풍력발전 보급 촉진법안'에도 우려를 표시했다.
이 법안은 입지선정부터 시작해 인·허가 등 복잡한 절차로 풍력발전 보급이 늦어지고 있다며 정부가 주도적으로 풍력발전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담았다.
어민들은 이 법안이 현실화하면 어민 등 당사자 동의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무분별하게 해상풍력발전 사업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어민들은 정 해상풍력발전을 해야 한다면, 어선 조업 구역을 피해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욕지도 해상시위에 참여한 이중호 멸치권현망수협 조합장은 "욕지도 해상은 "1만 척이 넘는 경남 어선들이 물고기를 잡는 풍요로운 어장이다"며 "절박한 심정으로 해상풍력발전을 중단시키고자 해상 시위를 했다"고 말했다.